맨 앞에 누구를… 수심 잠긴 슈틸리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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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평가전서 원톱 발굴 실패
이근호 중앙 공격 익숙하지 않고 박주영은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
아시안컵 앞두고 마땅한 대안 없어

최전방 공격수 부재가 문제였다.

18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후반 3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란 사르다르 아즈문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사진)은 요르단전에서 실험했던 4-1-4-1 포메이션 대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 공격수에 이근호(엘자이시)를 내세우고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05), 이청용(볼턴) 등으로 2선 공격진을 구성했다. 요르단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미드필더진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마인츠05)를 세웠다. 사실상 현 대표팀 멤버 중 최정예 선수들이 출전했다.

요르단전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미드필더진의 경기력은 현저하게 나아졌다. 기성용과 박주호가 중원을 장악하고 유기적인 패스를 뿌리면서 전체적인 조직력이 개선됐다.

그러나 공격력은 여전히 저조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이근호는 원래 측면 공격에 능한 선수였다. 이근호가 이날 맡은 역할은 최전방 공격수였지만 최전방보다는 평소 익숙했던 양 측면에서 주로 활동하다 보니 최전방 중앙 공격이 부실해졌다. 또 최전방 공격수의 특성상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이 불가피한데 상대적으로 체격이 왜소한 이근호(176cm)는 상대 수비와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앙에서 자주 밀려났다.

이로 인해 대표팀은 사실상 최전방 공격수 없이 공격형 미드필더에 공격을 의존하는 제로톱 전술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구자철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공격력은 더욱 무뎌졌다. 그나마 2선 공격진 중 한 명이었던 손흥민의 날카로운 공격력이 이따금 빛을 발했을 뿐이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은 4차례의 평가전을 치러 2승 2패를 기록했다. 4경기 4골이다. 파라과이전(2-0·승)에서 김민우(사간 도스) 남태희(레크위야)가, 코스타리카전(1-3·패)에서 이동국(전북)이, 요르단전(1-0·승)에서 한교원(전북)이 골을 넣었다. 득점 선수 가운데 정통 스트라이커는 이동국뿐이다. 2선 공격수로 나선 미드필더에서 골이 나온 것은 득점 방법의 다양화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보조적이다. 팀이 어려울 때 해결사로 나설 선수가 없다는 점은 여전하다. 이란전 후반에는 이근호 대신 박주영(알 샤밥)이 최전방 공격수로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박주영은 유기적인 움직임도, 적극적인 돌파도 보여주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체자도 없는 상황이다. 아시안컵이 2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였던 이동국과 김신욱(울산)의 대표팀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선수 모두 부상 치료 중이다. 이날 실점 상황에서 볼 수 있듯 후반 체력이 저하됐을 때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다.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슈틸리케#이란 평가전#원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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