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의회 “LH, 혁신도시 부실공사 보완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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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벽에 금가고 규정보다 도로 협소… 공공기관 입주직원 불편 불보듯… “하자보수 대비 일정금액 예치를”…
LH “미비점 보완후 울산시에 인계”

한국석유공사 등 10개 공공기관과 주민 2만5000명이 입주할 울산 혁신도시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내년 6월 준공을 앞두고 혁신도시 조성을 맡은 LH와 준공 이후 관리 책임을 맡게 될 울산시 간에 마찰이 일고 있다.

○ 제2의 옹벽붕괴 사고 우려

17일 오후 울산 중구의 혁신도시 내 신한그린맨션 앞 옹벽공사 현장.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10여 m 높이의 옹벽 곳곳에 금이 간 것을 확인하고 ‘제2의 울산외국어고 옹벽 붕괴사고’를 우려했다. 울산외고는 부실 시공으로 옹벽(높이 20여 m)이 2010년 9월부터 2011년 7월까지 100여 m가 무너졌다. 한 시의원은 “학교 건설을 위한 옹벽을 이렇게 부실하게 시공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 혁신도시의 부실시공은 이곳뿐이 아니다. 혁신도시 중심도로인 그린 애비뉴(유곡동 동원로얄듀크 2차∼장현동 골드클래스의 7km)는 설계속도가 시속 60km이기 때문에 1개 차로 폭이 최소 3m 이상으로 개설하도록 국토교통부의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나와 있다. 하지만 울산시가 조사한 결과 10개 지점 대부분에서 폭이 2.5∼2.8m였다. 또 일부 구간은 3차로에서 신호를 지나면 갑자기 2차로로 줄어들어 사고 위험이 높았다. 울산시가 혁신도시 1차 공사구간 준공을 앞둔 올 6월 실시한 합동점검에서도 자전거도로가 버스 승강장 앞에 설치돼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는 등 총 63건의 하자를 발견하고 LH에 보완을 요청했다.

○ 울산시 “하자 보완 않으면 인수 거부”

1000여 가구가 입주한 혁신도시 내 아파트 두 곳의 진·출입로는 인도를 제외하면 폭 9m 안팎의 왕복 2차로에 불과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혁신도시로 운행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적고 인근에 상권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공공기관 입주 직원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울산시의회 이성룡 의원은 17일 행정사무감사에서 “LH가 울산혁신도시 조성으로 3200여억 원의 수익을 올려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두 번째였다”며 “LH가 향후 하자 보수 등에 대비해 수익의 일정액을 예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드러난 하자는 물론이고 앞으로 발생하는 하자에 대해 내년 6월 준공 이전까지는 완벽하게 보완해 줄 것을 LH에 요청했으며 하자가 보완되지 않으면 인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산시의회는 ‘울산 혁신도시 건실 시공 촉구 결의안’을 18일 채택했다. 시의회는 혁신도시 준공검사 시 해당 시도지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고, LH는 혁신도시 공사로 인한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자 보수에 대비한 비용도 울산시에 예치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LH 울산지원단 관계자는 “균열이 생긴 옹벽은 안전진단업체에 용역을 의뢰했으며 도로 폭 문제도 미비점을 보완한 뒤 내년 6월 울산시에 넘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산 혁신도시는 울산 중구 우정동 일원 298만4000m²에 건설 중이다. 2007년 12월 착공했고 10개 공공기관 가운데 석유공사 등 6곳이 이전을 마쳤다. 가족 이주율은 22%(562가족)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LH#울산#부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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