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배려받기보다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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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 인터뷰

전국 유일 여성 광역지자체 부단체장인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 그는 “지역과 국가 발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전국 유일 여성 광역지자체 부단체장인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 그는 “지역과 국가 발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경북 발전이 대한민국 성장을 이끈다는 책임감을 잠시도 잊지 않습니다.”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55)는 18일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려 받는 게 아니라 실력으로 당당하게 평가받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지사는 2011년 11월 광역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정무부지사로 발탁돼 3년을 일한 뒤 이달 경북도의 첫 경제부지사로 새출발 했다.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에 따른 것이다. 경제부지사는 경북도의 창조경제산업실과 일자리민생본부, 투자유치실, 개혁추진단 등 경북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4개 국(局)을 관장한다. 이 부지사가 2011년 부임했을 때 주변에는 “1년을 넘기기 어렵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아무리 여성과학자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왔다고 해도 남성 중심 분위기가 강한 경북지역에서 부지사로 일하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는 선입관이었다.

이 부지사는 “성과로 냉정한 평가를 받는 자리이므로 어정쩡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의 정책방향을 빠르게 파악하면서 네트워크를 활용해 확실하게 대응해야 성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정무부지사 3년 동안 ‘경북도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비롯해 영천에 미국 보잉사의 투자유치, 과학벨트 최다 유치, 원자력 클러스터 국책사업화, 4세대 방사광가속기, 경북 북부 바이오 산업 조성 등 굵직한 사업을 이뤄냈다. 경북도의 민선 5기 투자유치 20조 원 달성에도 숨은 노력을 발휘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과학기술훈장과 여성공학인 대상(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등을 받았다. 이 부지사는 “경제부지사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늘 긴장하면서 경북과 나라 발전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더 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이 부지사의 리더십으로 특유의 친화력과 치밀한 네트워크 활용을 꼽는다. 경북도의 한 간부는 “국회와 중앙정부를 상대하면서 남자가 하기 어려운 일을 무서울 정도로 매끄럽게 해내는 추진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부지사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소신도 있지만 동시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도움을 받는 듯한 분위기도 경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부지사의 섬세하면서도 강한 스타일은 독립운동가였던 할아버지(이준석)의 영향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부지사의 휴대전화에는 3800여 명이 들어있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원장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지식경제부 산업기술발전위원, 한국연구재단 산업인재양성위원, 계명대 부총장 등 마당발 활동을 통한 인맥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 지난 3년 동안 국내외에 820회가량 출장을 다니면서 이 같은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직원들도 응원하는 분위기다. 도영호 경북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열정적인 자세로 경북을 위해 뛰고 성과를 내는 모습”이라며 “다만 일 의욕이 넘치면 자칫 조급해져 주변에 소홀할 수 있는 점을 잘 살피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이인선#경북#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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