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칼럼) 당뇨병의 한방 치료

  • 입력 2014년 11월 13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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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당뇨병의 발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은 만 30세 이상에서 남자 10%, 여자 8%이지만, 70세 이후에는 25%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더군다나, 그간 국내 여러 연구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한국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슐린 분비능력’을 감안할 때 향후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당뇨병 발생율이 지금보다 훨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OLUMNIST 이병철 교수

현재 전 세계적으로 효과적이고 안전한 당뇨병의 1차 선택약제로 널리 사용되는 메트포민은 그 유래가 ‘Galega officinalis’이라는 생약이고, 이 밖에 여러 천연물 제제들이 당뇨병 치료제의 원료로써 활용 및 연구되고 있다.

이처럼 한방치료는 오랜 기간에 걸쳐 사용되어 그 효능과 안전성이 확보되어 있지만,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당뇨병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전문의의 진료 없이 섣부르게 한방에만 의존하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 적절치 않다.

따라서 현재 한방치료는 기존의 치료방법으로는 혈당 관리가 원활치 않은 불안정 당뇨병, 비만 및 노인 인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당뇨병 이전 단계, 그리고 당뇨 합병증 등에 적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당뇨병 전증 관리

당뇨병은 일단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고, 심각한 당뇨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당뇨병 발생 이전 단계에서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당뇨병 전 단계, 즉 당뇨병 전증은 정상과 당뇨병의 중간을 나타내는 용어로서 내당능장애와 공복혈당장애를 말한다.

당뇨병 전증은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저혈당의 유발 위험성 등을 감안해 특별한 치료 대신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이 권해지고 있다. 그러나 환자에게 맡겨지는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은 그 실천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결국 당뇨병 전증 환자 상당수가 당뇨병으로 이행되게 된다.

이러한 경우 한방치료는 상대적으로 저혈당의 위험성이 낮고 효과적이다. 당뇨병 전증 및 초기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연구에서 한약제제는 저혈당의 위험 없이 식후 혈당과 저단백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당뇨병 발생의 주된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에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아울러 침 치료 역시 미약하지만, 혈당감소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뇨병 예방에 활용해 볼 수 있다.


당뇨 합병증 관리

당뇨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하고 꾸준한 혈당관리이다. 그러나 이러한 혈당관리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며, 이를 치료하기 위한 여러 치료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이중 당뇨병으로 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통증성 말초 신경병증에 한방 침 치료는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로 침 치료 및 전기침 치료는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그 효능이 입증되어 있으니 적극적으로 응용해 보는 것을 권한다.

또한, 일부 한약재의 경우 당뇨병성 혈관합병증으로 인한 뇌졸중의 치료 및 관리에 응용할 수 있고, 만성 심질환을 가진 당뇨병 환자의 혈중 산화스트레스 농도를 낮춰 심혈관계 보호작용을 하는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릎뼈 바깥쪽 아래로 3~4cm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 족삼리 혈과 명치와 배꼽의 중간부위에 위치한 중완 혈은 위장과 관련한 질병 치료 효과가 크지만, 당뇨병에서 있어 혈당을 낮추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식후에 족삼리 지압을 통해 소화 증진과 혈당관리에 도움을 얻는 것도 좋다.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선생은 “소갈(당뇨병)은 환자의 마음이 너그럽고 원대하지 못하고, 작은 일에 집착하고, 조급하여 발생하는 것이니,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고 작은 일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이 말은 당뇨병의 관리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음식조절, 운동요법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요인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결국,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치료방법에 더해 매사에 마음을 너그럽고 느긋하게 갖도록 노력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당뇨의 치료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이병철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前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교수
前 대한한의학회 학술이사
前 한국의료법학회 이사
미국 WIRB 연수
한방내과 전문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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