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非독일… 수입차 시장이 변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중대형 독일차 위주서 소비 변화

“한국은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 세 번째로 성장속도가 빠른 곳으로 닛산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핵심 지역입니다.”

한국닛산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시카이를 국내에 첫 공개한 11일. 닛산의 가타기리 다카오 일본·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담당 부사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가타기리 부사장은 닛산의 전기차인 리프도 다음 달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캐시카이는 2007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누적 기준 200만 대가 팔린 인기 모델이다. 한국에 출시되는 2세대 모델은 올해 상반기(1∼6월) 유럽 SU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9월 중순 이후 600여 대의 사전 계약이 이뤄진 캐시카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을 장착한 데다 레저문화 증가로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는 SUV 차종이다. 유럽 연비 기준으로 L당 21.7km에 이르던 캐시카이가 국내 측정에서는 15.3km에 그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가격도 세 가지 트림에 따라 3050만∼3790만 원이다. 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의 투산ix와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R에 비해서는 가장 싼 모델을 기준으로 1000만 원가량 비싸다. 하지만 수입차 중 경쟁 모델인 폴크스바겐의 티구안(3840만∼4830만 원)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있다.

캐시카이 출시를 계기로 중대형 독일차 중심의 국내 수입차 시장에 변화가 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소형 차량과 비(非)독일 업체의 차량에도 소비자들이 눈길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배기량 2000cc 미만의 중소형 차량은 모두 24만2928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다.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중소형 차량은 판매가 3.2% 줄어든 반면 수입차는 28.4% 늘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중소형차의 판매 비중도 지난해부터 50%를 넘어서며 꾸준히 늘고 있다.

독일차 일색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지난달 말 출시된 푸조의 소형 SUV인 뉴 푸조 2008이 일주일 만에 사전 계약이 1000대를 돌파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공식 수입업체인 한불모터스도 이런 인기를 예측하지 못해 내년 1월까지 예정됐던 본사 물량 배정을 당초 300대에서 1500대로 늘렸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도 최초의 소형 SUV인 NX300h를 지난달 출시해 중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독일 프리미엄 차종에 대한 구매력이 한계에 이른 데다 수입차의 대중화로 차량을 과시 수단으로 보는 분위기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젊은 소비자들이 실용적인 차량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최예나 기자
#수입자동차#한국닛산#캐시카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