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공지능 로봇 모의시험 결과가…도쿄대 합격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3일 1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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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이 일본 최고의 명문대학인 도쿄(東京)대에 합격할 수 있을까.

일본의 인공지능 로봇 '도로보쿤(東ロボくん)'이 최근 응시한 전국 대학입시 모의시험 성적이 2일 발표됐다. 7개 과목 총 점수는 386점(만점은 900점). 전국 평균이 422점인 것에 비교하면 아직 도쿄대 합격선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전국 581개 사립대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472개 대학에는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이다. 지난해 첫 시험 때보다 21점이나 오른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도로보쿤은 일본의 국립정보학연구소 등이 '인공지능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1년 개발한 로봇이다. 목표는 2021년까지 도쿄대 입시에 합격하는 것이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로보쿤은 영어 국어 수학(2개 과목) 세계사 일본사 물리 등 7과목을 치렀다. 영어(200점 만점) 점수는 95점으로 지난해보다 43점이나 올렸다. NTT가 영어 부문의 개발을 맡아 1000억 개의 단어가 집적돼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휴대전화 회사가 개발한 앱 기술을 접목시켰다. 대화문의 빈칸 채우기 문제는 대화 흐름을 파악하고 상대방의 감정 흐름까지 이해하면서 점수를 높였다.

도로보쿤은 영어와 국어, 세계사에서 평균 점수를 웃돌아 '문과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도쿄대 합격까지는 멀다. 수학의 그래프나 도형처럼 학생들이 직관적으로 푸는 문제에 약하다. 물리에서도 물체 크기를 분간하지 못하고 단순한 점으로 취급했다.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는 상식이나 '사회정의' 같은 어휘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다. 연구팀은 "도쿄대에 합력하려면 적어도 90점 이상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로보쿤은 일반 학생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험을 치렀다. 먼저 연구팀이 문제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변환시켰다. 도로보쿤은 언어처리, 기계번역, 지식처리 등 프로그램을 활용해 문제를 풀었다. 일반 수험자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고 시험 시간도 수험자와 똑같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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