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K 파이널 2014 폐막…F1 드라이버를 꿈꾸다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11월 1일 09시 00분


코멘트
지난 22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ROK 컵 인터내셔널 파이널 2014(이하 ROK 파이널)’가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차세대 모터스포츠 유망주들의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다. 개최국 이탈리아의 강세 속에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한국은 3회 연속 참가해 성장 가능성을 엿봤다.

매년 이맘때 이탈리아 로나토에 위치한 ‘사우스 가르다 카팅’ 서킷에서 시즌 마지막 대회가 열리는 ‘ROK 파이널’은 세계적인 드라이버로 성장할 수 있는 무대다. 특히 이번에는 전 세계 35개국, 312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참가 선수 대부분이 각국을 대표하는 유망주들이기 때문에 결승뿐만 아니라 모든 경기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ROK 파이널’은 카트에 장착하는 엔진과 드라이버 연령대에 따라 총 5개(시프터·슈퍼·ROK·주니어·미니) 부문으로 나뉜다. 수동 기어로 변속해야하는 카트 가장 상위 단계 ‘시프터’부터 만 9세 이상부터 참가하는 기초적인 클래스까지 카트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한국 팀은 주니어와 미니 부문에 지명호(16·대건고)와 김화랑(9·필리핀한국국제학교)이 출전해 결승 진출을 노렸다. 주니어 클래스에 2년 연속 참가한 지명호는 첫 공식경기에서 ‘사우스 가르다 카팅’ 서킷 1바퀴(1010미터)를 45초911(베스트랩)의 기록으로 전체 66명 중 55위에 올랐다. 이후 순위에 따라 16~17명씩 배분된 네 조(A~D)가 리그전 형태로 각각 3번의 예선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그는 차례로 22위, 26위, 29위로 예선을 마감했다. 대회 마지막날, 예선 결과를 토대로 다시 두 조(A~B)로 나뉘어 각 17명의 최종 진출자를 가리는 프리파이널에서는 아쉽게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한국, 3회 연속 국제무대
결선진출은 다음으로 기약

이 경기 6번째 랩부터 지명호 앞에 3명의 무리가 몰린 것. 추월에만 성공했다면 운명은 바뀔 수 있었지만 7랩 2번째 섹터 진입과 동시에 뒤따르던 선수의 무리한 주행으로 카트가 엉켜 더 이상 순위 경쟁을 하지 못했다. 만약 그 상태를 유지했다면 경기 막판 중상위권 3대가 나가떨어져 결승을 바라볼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지명호는 “승부수를 띄우려고 하던 찰나에 사고가 발생해 아쉽다”며 “비록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첫 출전한 김화랑은 세계대회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김화랑은 3번의 예선 끝에 101명 중 90등을 기록해 일찌감치 다음 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다만 3개의 섹터로 나뉜 서킷의 첫 번째 코스 랩타임은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

세계대회
中·日 선전
정부 뒷받침에 탄력


이번 대회 특징은 아시아 선수들의 선전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주니어 클래스 결승에서 중국 이 페이 예(15·Yi Fei Ye)는 네 번째로 경기를 마쳤고, 첫 출전한 일본 나토리 테페이(16·Teppei Natori) 역시 6위로 아시아 돌풍을 일으켰다. 상위 10명에 두 명의 아시아인이 포진된 것은 ROK컵 파이널 역사상 처음이다. 이 페이 예는 “대회 기간 컨디션이 무척 좋아 욕심을 냈다”며 “한 번의 실수로 우승과 멀어지게 됐지만 다음번에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의 이 같은 성적에는 정부 지원이 뒷받침됐다. 최근 중국은 모터스포츠를 국가사업으로 지정하고 정부에서 직접 운영·관리하면서 급성장했고, 일본의 경우 아시아에서 모터스포츠 체계가 가장 잘 갖춰져 있다. 일본은 자국경주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약 6만 명, 공인카트 경기장 51곳에 연습장은 500여 곳에 이른다.

1위 이탈리아, 폴란드·남아공 추격
머지않아 미래의 슈마허 탄생한다

개최국 이탈리아는 여전히 강했다. 전체 5개 클래스 가운데 주니어를 제외하곤 전부 이탈리아 선수들이 우승을 나눠가진 것. 여기에 폴란드·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들의 독주를 간간히 막아냈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인 모터스포츠 강국이다. 이탈리아 카트 인구는 약 25만 명으로 전 세계 카트 생산 90%를 차지한다. 이곳에는 프랑스·독일·스페인을 비롯해 주변국의 드라이버 꿈나무들이 체계적으로 카트를 배우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카트 스쿨에서 배출한 드라이버는 ‘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독일)를 비롯해 세바스찬 베텔(독일),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 루이스 해밀턴(영국)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즐비하다

국내서 카트는 레저용 인식
경기는 단 두 곳서만 치러져

카트 경주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모터스포츠다. 레저용으로만 일부 알려졌다. 대한민국에는 고작 10여개의 카트팀이 있고, 대회가 열릴 수 있는 서킷은 영암과 파주 경기장 단 두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을 벗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외에선 드라이버가 거치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로 카트 인구가 상당하다.

로나토(이탈리아)=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