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근대 대구풍경-문인의 향기 오롯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30일 대구문학관-향촌문화관 오픈… ‘이중섭 다방’등 유명인 발자취 눈길

대구 중구 중앙대로 옛 상업은행을 개조해 만든 대구 문학관 및 향촌문화관. 대구 중구 제공
대구 중구 중앙대로 옛 상업은행을 개조해 만든 대구 문학관 및 향촌문화관. 대구 중구 제공
근대 대구와 당시 문학을 재조명하는 역사문화관이 문을 연다. 대구시와 중구는 30일 오후 3시 중구 중앙대로(향촌동) 옛 상업은행 건물을 개조해 만든 대구문학관 및 향촌문화관을 개관한다.

이곳은 1900∼1950년대 대구의 중심가를 재현한 것. 1, 2층 향촌문화관은 ‘우리 이웃이 살아온 시대’를 주제로 광복 전후와 6·25전쟁 시절 중앙로와 북성로, 공구골목, 교동시장 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대구역을 배경으로 만든 3차원 입체 영상도 볼 수 있다. 피란 예술인이 즐겨 찾았던 다방과 막걸리집도 있다.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로 널리 알려진 동요를 만든 음악가 권태호의 단골집인 백조다방에는 대구 최초로 알려진 그랜드 피아노가 그려져 있다. 옆에는 화가 이중섭이 자주 들렀던 옛 백록다방 건물이 서있다. 그가 다방에서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던 점에 착안해 체험코너도 마련했다.

3, 4층 대구문학관에서는 대구 출신 문인 이상화 이장희 백기만 현진건 등을 만날 수 있다. 대구 근대문학의 흐름을 한눈에 보는 아카이브(기록보관소)와 근대 작가를 재조명하는 ‘명예의 전당’이 있다. 대구문화재단은 개관 기념으로 ‘대구문학과 대구예술 교감’을 주제로 지역 출신 문인들이 남긴 자료 1만5000여 점을 전시한다. 시인 구상과 화가 이중섭의 우정 이야기, 시인 윤복진과 작곡가 박태준의 작품 교감 등 예술가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국내 원조 클래식 감상실인 ‘녹향’이 들어섰다. 과거 이곳을 운영한 이창수 씨의 유족이 기증한 2만여 장의 레코드판과 스피커, 축음기 등을 전시한다. 이 씨의 셋째 아들이 운영을 맡아 고전음악과 옛 추억을 선물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개방하며 월요일은 쉰다.

대구문학관과 향촌문화관은 근대골목투어 주요 코스인 향촌동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조성했다. 흔적만 남은 옛 건물과 표지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도시 재생 사업의 하나로 침체된 주변 도심을 살려보자는 뜻도 담았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도심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명소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