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눈] 염경엽 감독 대타·계투 작전 100% 성공

넥센 염경엽 감독(왼쪽)의 ‘신의 한수’였다. 넥센 윤석민이 2-3으로 뒤진 6회 1사 2·3루서 대타로 나서 역전 결승 3점홈런을 때린 뒤 자신을 믿어준 염 감독과 손을 마주치고 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이택근 호수비 초반 대량실점 막아
조상우 V투·대타 윤석민은 결승포
LG, 병살타 3개로 스스로 맥 끊어

넥센이 대타 윤석민의 역전 결승 3점홈런과 이택근의 호수비로 27일 LG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이겼다.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조상우의 호투도 빛이 났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6회 1사 2,3루에서 윤석민을 대타로 기용해 대성공을 거뒀다. LG는 우규민이 5이닝 1실점으로 막았지만 필승조를 곧바로 투입하지 못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LG 선발투수들이 평균 5이닝밖에 던지지 못하면서 불펜진 소모가 컸던 게 부담이 됐다. 공격에서는 3회초 무사만루에서 나온 주루사 2개가 패인이 됐다.

● 6회말 염경엽 감독의 대타작전이 성공했다

6회말 무사 1,2루에서 7번 이성열이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렸다. 3-1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번트대신 강공을 택했다. 3-2, 무사 1,2루가 되자 서동욱을 대타로 기용해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1사 2,3루에서는 윤석민을 다시 대타로 내면서 역전 3점홈런을 얻었다.

투수기용에서도 승부수가 통했다. 선발 소사가 부진하자 5회 1사 1,3루에서 조상우를 투입해 추가실점을 막았다. 조상우는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마무리투수 손승락을 8회에 투입해 1.2이닝을 던지게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한현희는 9회 2사 1루에서 올라와 1아웃을 책임졌다.

20승 투수 밴헤켄 대신 1차전 선발로 나온 소사는 변화구 제구가 흔들려 불안한 피칭을 했다. 하지만 넥센은 선발 소사의 부진에도 이겼고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다.

● 3회초 LG공격 때 나온 이택근의 호수비가 팀을 살렸다

결정적이었다. 1차전에서 윤석민의 홈런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다. 1-1 동점상황 무사 만루에서 4번 이병규가 좌중간에 라인드라이브를 날렸다. 2루타성 타구였지만 이택근이 잡는 것처럼 보였고 이때 2루주자 김용의가 타구를 확인하다 스타트가 늦었다. 이택근은 펜스에 맞고 나온 타구를 손으로 잡고 환상적인 푸트웍으로 강정호에게 연결했다. 강정호는 홈에서 김용의를 잡았다. 김용의의 스타트가 늦어지면서 2루에서 1루주자 박용택과 타자주자 이병규가 겹쳤고 결국 이병규가 박용택을 추월해 아웃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적어도 4-1까지는 LG가 앞서갈 수 있는 흐름이었지만 이택근의 환상적인 수비가 LG주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이택근이 수비하나로 팀을 살렸다.

● LG는 6회말 우규민이 타구에 맞고 교체된 뒤 4실점했다

우규민은 5회까지 109개를 던졌다. 올 시즌 최다투구수가 111개였기에 6회에는 올라오기 어렵다고 봤는데 등판했다. 하지만 올라오자마자 강정호가 때린 타구에 발에 맞고 교체됐다. LG의 힘은 강한 불펜진에 있다. 하지만 PO의 불안요소도 불펜진에 있다. 준PO 1차전부터 LG 선발투수들은 평균 5이닝을 던졌다.

불펜투수들의 소화이닝이 많았다. LG 양상문 감독이 109개를 던진 우규민을 고민 끝에 6회에도 투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성열 타석 때 신재웅을 투입했어야 했지만 준PO 때 4경기에 모두 등판한 상황이어서 부담이 됐다.

● LG는 병살타를 3개나 기록하면서 공격의 맥이 끊겼다

1회 박용택의 병살타는 박병호의 호수비였다. 아쉬웠던 건 5회초 3-1로 앞선 1사 1,3루에서 나온 이병규의 병살타였다. 풀카운트에서 낮은 볼을 때려 병살타가 됐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인 조상우가 부담이 컸던 상황인데 이병규의 병살타가 나오면서 살아났다. 소사에 이어 조상우도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5-3으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서는 이진영이 병살타를 때려 아쉬움을 더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