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대구 ‘품앗이 관광’으로 화합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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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초등생-학부모들 광주 방문
시장벽화-조형물 감상 등 문화체험
25일엔 광주서 대구 찾아 공연관람
두 도시 정서적 교감 행사 큰 호응

17일 광주 동구 대인예술시장 웰컴센터에서 ‘품앗이 관광’에 나선 대구지역 어린이들이 전라도 사투리를 배우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17일 광주 동구 대인예술시장 웰컴센터에서 ‘품앗이 관광’에 나선 대구지역 어린이들이 전라도 사투리를 배우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17일 오후 광주 동구 대인동 대인예술시장. 대구에서 온 초등학생과 학부모 110명이 시장 벽화와 천장에 매달린 조형물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들의 발걸음은 시장의 명물인 ‘한 평 갤러리’ 앞에서 멈췄다. 갤러리는 문을 닫은 시장 점포를 개조해 지역 신진 작가들이 창작 활동을 하는 실험공간. 갤러리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한 이들은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홍어, 한과, 무지개떡, 굴비 등을 촬영하고 상인과 함께 인증샷을 찍으며 어울렸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시장을 찾은 신양희 씨(36·여)는 “상인과 예술가가 한데 어우러져 꾸민 시장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영호남 화합을 다지는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와 대구를 오가는 ‘품앗이 관광’이 동서화합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은 대구시와 맺은 ‘달빛동맹’ 공동사업의 하나로 양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을 체험하는 ‘광주-대구 문화누리로 품앗이관광’ 사업을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광주에서 77명이, 대구에서는 114명이 각각 상호 방문했다.

이날 광주를 찾은 대구방문단은 광주비엔날레와 ‘문화의 달 광장페스티벌’이 열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아 ‘예향 광주’의 향기를 느꼈다. 이어 야시장이 열리는 대인예술시장에서 ‘시장은 놀이터다’ 프로그램에 참가해 전라도 사투리 배우기, 전시공간을 둘러보고 벽화·상점 찾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5일에는 광주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 120명이 대구를 찾는다. 거리공연을 관람하고 근대문화골목,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탐방에 나선다. 이상화 고택에서 열리는 연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2009년부터 공연해 3만여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으며 근대골목 히트 공연으로 자리 잡은 작품. 근대문화골목 투어는 동산선교사주택∼3·1만세운동길∼계산성당∼약령시한의약박물관으로 이어지는 1.5km 구간으로 근대건축물과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도시 재생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대구 출신 가수 김광석을 기리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2009년 방천시장 부근에 조성된 뒤 그를 기억하는 전국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문화재단과 대구문화재단은 ‘품앗이 관광’이 ‘행복한 달빛 동맹’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매년 방문자 수를 늘리기로 했다.

광주와 대구의 상생발전을 상징하는 ‘달빛동맹’은 영호남의 거리를 좁히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첫 글자를 따 지은 ‘달빛동맹’은 2009년 서울에서 열린 두 도시의 의료산업 발전 업무협약에서 처음 사용됐다. 지난해는 두 도시가 공동으로 추진할 13개 과제를 선정해 협력하고 있다. 올해도 88고속도로 조기 확장과 문화예술 관광 교류 등 10개 과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한 평 갤러리#품앗이 관광#광주#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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