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영어, 교재도 레벨도 필요없다… 중요한 건 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소리로 익히는 윤재성영어

윤재성영어의 윤재성 대표.
윤재성영어의 윤재성 대표.
어떻게 해야 영어를 잘할까? 남녀노소 구분 없이 유아부터 초등생, 중고교생, 성인까지 모든 연령층의 고민이다. 단어와 표현을 많이 알면 영어가 잘 들릴까? 문법을 많이 알면 영어로 술술 말할 수 있을까?

윤재성영어의 윤재성 대표는 “아는 영어단어도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영어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는 단어를 선명하게 알아듣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원어민들이 말하는 영어를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데 막상 해당 대본을 살펴보면 이미 아는 단어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윤 대표가 “영어를 ‘글’이 아닌 ‘소리’로 익혀야 한다”고 제안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영어, ‘글’ 아닌 ‘소리’로 익혀야

윤 대표는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업에 약 20년 동안 종사하며 현장에서 영어를 직접 접했다. “영어 잘한다”는 말을 곧잘 들었지만 정작 그는 영어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영어대사를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영어는 실제 원어민들이 내는 일상적인 소리입니다. 그 소리를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은 언어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지요.”(윤 대표)

윤 대표는 40대 초반에 이르러 영어교육 방법론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인이 수십 년 동안 영어를 공부하지만 왜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지를 연구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영어를 ‘글’이 아닌 ‘소리’로 익혀야 한다는 것.

윤 대표는 ‘영어를 모국어처럼 배울 수 없을까’를 고민하던 중 아기가 말을 익히는 과정을 떠올렸다. 아기가 글을 몰라도 소리를 들으며 말을 배우게 되는 원리를 체계화했다.

소리로 익히는 영어… 듣고 또 듣고

소리로 익히는 영어 프로그램은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소리를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과정. 드라마나 영화의 원음 파일을 들으면서 소리를 따라 말한다. 원어민의 호흡과 악센트를 비슷하게 구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윤 대표는 “미국인은 강한 악센트와 성대 떨림 소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동양 사람들에게 영어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이라며 “영어와 우리말 소리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영어 발성을 익히는 것이 1단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2단계는 소리를 담는 단계. 수많은 문장을 반복해서 듣는다. 그러다보면 드라마나 영화, CNN 뉴스 등도 우리말처럼 자연스럽게 들린다.

3단계는 말하기 과정. 1, 2단계를 통해 듣는 것에 익숙해진 뒤 직접 말로 표현하는 단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학생들이 원어민과 자유롭게 대화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입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

윤 대표는 “생각하는 동시에 바로 입에서 영어가 나와야 한다. 1, 2단계에서 영어가 우리말처럼 정확히 들릴 정도로 숙달되어야 3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소리 익히자 영어 자유롭게 구사”


‘소리로 익히는 영어’에는 특정 교재도, 레벨도 없다. 심지어 윤 대표는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한 단어도 더 알려고 하지 말라”는 독특한 주문을 한다. 우리말 소리와 영어 소리의 차이점을 알고 원어민의 발성을 따라 소리 낼 수 있도록 연습하면 영어를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윤 대표가 제시하는 방법으로 1년 동안 영어를 공부한 서지형 씨(26)는 “소리로 익히는 영어를 처음 접했을 때 단어와 표현을 전혀 암기하지 않았다. 원어민의 호흡과 악센트 등 소리를 익히는 데 집중했다. 공부한 지 8개월째 접어들면서 원어민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원어민이 구사하는 긴 영어가 잘 들렸다”면서 “지금은 외국인 앞에서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하게 되어 유학을 꿈꾸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윤 대표는 앞으로 연령대별 영어교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글을 모르는 채 배우는 영어 교재인 이 교재에는 글자가 없고 그림과 소리만 담을 예정. 초등 6년을 졸업할 때는 미국의 6세 어린이 수준의 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소리를 선명하게 듣고 따라 말할 수 있다면 누구나 영어를 완벽하게 할 수 있습니다. 소리를 통해서 영어를 익힌 사람이 영어를 가장 유창하게 듣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윤 대표)

글·사진 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