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우승 DNA’ 되살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6시 40분


수원 서정원 감독. 스포츠동아DB
수원 서정원 감독. 스포츠동아DB
선두 전북과 승점 5점차…상위 스플릿서 기회 노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에는 금기어 아닌 금기어가 하나 있다. 바로 ‘우승’이다.

사실 수원에게 우승은 빛바랜 기억이다. 2008년 K리그 통산 4번째 별(우승 상징)을 가슴에 단 뒤로 5시즌 동안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09년과 2010년 FA컵을 제패했지만 2% 아쉬움이 남았다. 포항(2009년)-성남(2010년)-울산(2012년)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하고, 전북(2011년)과 서울(2013년)이 아시아 클럽 무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던 모습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했다. 올해는 지난해 정규리그에서의 저조한 성적(5위) 때문에 아예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쳤다.

2014시즌은 몹시 절박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을 생각해야 했다.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바뀌고, 운영비가 대폭 축소되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외국인선수를 쓰지 않고 철저한 팀워크로 트로피를 품에 안은 포항 같은 드문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투자=성적’이란 등식은 건재하기 때문이다. 수원은 올 시즌 현실적 목표로 AFC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내걸었다.

그러나 특유의 ‘우승 DNA’는 사라지지 않았다. 정규리그 31라운드까지 꾸준히 승점을 쌓아 2위(승점 57)에 올라있다. 선두 전북(승점 62)과는 승점 5점차지만, 정규리그(총 33경기)가 끝난 뒤 1∼6위가 맞붙는 스플릿시스템 그룹A 경쟁을 통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수원 구단은 여전히 표정관리를 하고 있으나, 선수단 분위기는 어느새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에서 “우리도 한다”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특히 11일 전남과의 홈경기(2-1 승)는 엄청난 활력소가 됐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결승골 덕분에 승점이 달라졌다.

이미 혹독한 훈련량으로 정평이 난 수원이지만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 듯 휴식까지 줄였다. 수원 서정원(사진) 감독은 대개 주말 경기를 마치면 주중 경기가 없을 경우 선수단에 2일 휴식을 줬지만, 이번에는 다음 날 회복훈련과 연습경기까지 치른 뒤 하루만 쉬도록 했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14일 “2008년 이후 잊혀진 우승이 가시화되면서 다시 열정과 의지가 살아나고 있다. 모두가 하나가 돼 뭉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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