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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사물인터넷이 자본주의 근본을 뒤흔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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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사물인터넷이 자본주의 근본을 뒤흔들 것”

김상운 기자입력 2014-10-04 03:00수정 2014-10-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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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비용 제로 사회/제러미 리프킨 지음·안진환 옮김/550쪽·2만5000원·민음사
시민들 상호 간에 인터넷 네트워크로 긴밀히 연결된 공유경제 사회. 저자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한계비용이 0으로 낮아지면 자본이 이윤을 내기 힘들어지면서 공유경제가 자본주의를 대체할 것이라는 파격적 주장을 내놓았다. ⓒCienpies Design
“내가 노래하고 녹음하고 마케팅까지 다 했는데 왜 당신들이 9달러를 가져가죠?”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여주인공 그레타는 앨범 값 10달러 중 가수 몫은 1달러에 불과하다는 음반 제작사의 통보를 듣고 이렇게 한 방 먹인다. 그러고는 고심 끝에 앨범당 단돈 1달러만 받고 음반파일을 인터넷에 모두 업로드해 버린다. 마침 유명한 음반 제작자인 남자 주인공 댄의 친구들이 나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입소문을 불러일으키면서 그레타의 과감한 ‘박리다매’ 전략은 성공을 거둔다. 그녀와 함께 길거리 음반을 제작한 댄은 이로 인해 음반 제작사에서 쫓겨나고 이제 그의 밥줄은 자연스레 인터넷으로 옮겨간다.

주인공 그레타와 댄의 결정은 과거 가수라면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었던 혁명적인 발상이다. 물론 이는 음반 유통비용을 거의 0으로 낮출 수 있는 인터넷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래학자인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이른바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공유경제도 이것과 매우 닮아 있다.

여러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이른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은 그레타의 인터넷 음반처럼 한계비용을 거의 0으로 만들어 주는 마법을 부린다. 다시 말해 재화 혹은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예컨대 편의점 매대에 설치된 센서는 특정 시간대에 잘 팔리는 품목을 유통업체에 실시간으로 알려줘 진열이나 유통, 재고관리에 드는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자본주의 기업이 추구하고 있고 자본주의 발전에 혁신적으로 기여할 것 같은 사물인터넷의 한계비용 제로화가 오히려 부메랑이 돼 자본주의의 근본을 뒤흔들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져 한계비용이 0에 수렴하면 독점기업이 발생하지 않는 한 상품가격이 크게 낮아지고 기업의 이윤도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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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인 사적 이윤추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셈이다. 저자는 대신 시민단체와 각종 조합처럼 수익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나누는 공유경제가 번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국면에서 공유경제를 다루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자본주의와 분명하게 각을 세우고 있다. 공유경제의 효과가 자본주의를 보완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아예 자본주의 자체를 대체할 것이라는 ‘과격한’ 주장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라는 용어까지 동원됐다. 심지어 저자는 자본주의의 유통기한까지 못 박았다. 그는 “자본주의는 먼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 사회구조의 일부로는 남겠지만 21세기 후반에도 지배적인 경제 패러다임으로 군림하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협력적 공유사회가 2040년경 글로벌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사물인터넷 ::

우리 주위의 여러 물건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지능형 인프라를 말한다. 특히 사물끼리 교신하면서 사람들에게 좀 더 편리한 삶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한계비용 제로 사회#사물인터넷#비긴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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