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두달연속 뒷걸음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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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광공업생산 한달새 2.7% 줄어, 1달러 1013원… 71개월만에 최저치

제조업 광업 전기가스업 등 전체 산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5월 광공업생산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세월호 참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 이어 기업 생산활동이 위축되면서 회복 조짐을 보이던 한국 경제가 다시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통계청 ‘산업활동 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1.0% 줄었다. 전체 산업생산은 3월에 0.7%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4월에 ―0.6%의 감소세로 돌아선 뒤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5월 광공업생산은 4월보다 2.7% 줄었다. 이 같은 하락 폭은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10.5%)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연휴가 많아 전반적인 조업일수가 줄어 자동차 생산이 7%대의 감소세를 보인 데다 반도체와 반도체 부품의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산이 감소하면서 지난달 제조업 가동률은 74.7%로 4월에 비해 3%포인트가량 하락했다. 경기 부진으로 가동을 중단한 생산설비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실물경제가 부진에 빠진 결과 현재와 미래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가 동반 하락했다. 지금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개월 전보다 0.4포인트 내려갔고,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5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내린 달러당 1013.4원으로 마감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것으로 2008년 7월 31일(1012.2원) 이후 약 71개월 만의 최저치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월말, 분기 말에 집중되는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과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93억 달러 흑자를 보여 2012년 3월 이후 2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11월∼1999년 12월(26개월)을 넘어선 역대 두 번째의 흑자 기록이다. 다만 5월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억5000만 달러(4.6%) 줄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에도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 쌓이는 것은 기업의 투자 감소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수출과 수입이 함께 부진한 ‘불황형 흑자’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 / 유재동 기자
#산업생산#실물경제#제조업#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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