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월드컵 보던 스님 ‘아차, 아궁이에 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1km 떨어진 사찰서 응원중 화재… 스님 지내던 요사채와 창고 태워

삼척소방서 제공
삼척소방서 제공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경기가 열린 18일 오전 7시 12분경 119에 긴급 화재신고가 접수됐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의 한 사찰 요사채(절에 있는 승려들이 거처하는 집·사진)에 불이 났다는 거였다. 이곳에는 평소 스님 한 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화재 당시 스님은 1km가량 떨어진 사찰에서 축구 경기를 보며 태극전사를 응원하고 있었다.

119 소방대원과 삼척시 산불진화대 등이 출동했지만 불이 난 요사채까지 산길인 데다 대형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어 진화가 쉽지 않았다. 결국 불은 요사채(13m²)와 창고(3m²)를 모두 태웠고 약 2시간 만에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스님은 이날 오전 5시경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핀 뒤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6시 반경 요사채에서 사찰로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갑작스러운 불로 스님들은 축구 경기를 10여 분밖에 보지 못한 채 화재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사찰 관계자는 “화재로 피해를 입었지만 인명피해가 없었고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워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궁이 불이 과열돼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 사찰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다.

삼척=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스님#화재#월드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