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기지국 업체들 ‘통피아’ 영입 납품로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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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방통위 간부에 금품 향응”… 檢, 구체적 제보 입수 확인 작업
사업비 부풀려 회삿돈 빼돌린 흔적… 한국전파기지국 본사 압수수색도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천명한 검찰이 정보통신 분야에도 민관 유착이 심한 것으로 보고 이른바 ‘통피아’(정보통신 업계+마피아)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18일 이동통신 기지국(중계망) 설비 사업과 관련해 광범위한 금품 로비와 납품 비리가 저질러진 혐의를 포착해 서울 송파구의 공용 무선기지국 설비 업체 한국전파기지국㈜ 본사 등 4, 5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회계장부, 각종 계약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법인카드 영수증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한국전파기지국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로부터 수주한 기지국 시공 사업의 대부분을 통신공사 업체 S정보통신과 수의계약을 맺었고, 사업비를 부풀려 차액을 챙긴 정황을 발견해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S정보통신은 한국전파기지국 최대주주인 장모 회장(78)의 아들(45)이 대표로 있는 회사다.

검찰은 기지국 업체들이 사업권을 수주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 간부, 전현직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옛 정보통신부) 관료들을 상대로 유흥업소에서 향응을 베풀며 금품을 건넸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확인하고 있다. 유력 통신사들에 대해 ‘을(乙)’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정보통신 고위관료인 ‘통피아’를 영입해 이들의 입김을 빌리는 ‘비리 복마전’이 펼쳐졌다는 것이다.

4G LTE, 3G, 지상파 DMB 등에 쓰이는 기지국 설비 시장은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통신 수요 폭증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한국전파기지국은 KT가 회사 지분 7.3%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080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 통신 3사 전현직 임원이 대거 들어가 있으며 이 중 KT 출신이 7명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관피아#이통 기지국#통피아#납품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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