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속된 엄마들이 밝힌 유병언 도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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兪와 함께 금수원 빠져나온 뒤, “검찰 조사 응할것” 연막 피워
안성 신도집 전전하다 순천도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된 구원파 ‘엄마들’이 4월 22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빠져나온 유 전 회장을 데리고 인근 구원파 신도 자택을 돌며 숨어 지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4월 22일은 유 전 회장 측이 변호사를 통해 “검찰 조사에 응하고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밝히기 하루 전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구속된 ‘신엄마’ 신명희 씨(64)와 ‘제2의 김엄마’ 김모 씨(58)로부터 “유 전 회장이 4월 22일 금수원을 빠져나와 신 씨의 큰언니가 사는 안성의 한 주택에서 이틀 정도 머물다가 다른 신도 한모 씨(49·구속)의 안성 자택으로 은신처를 옮겼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들은 유 전 회장이 “(신 씨 큰언니) 집에 화장실이 1개밖에 없고 내부 공사 중이라 불편하다”고 해 한 씨 집으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이후 5월 3일 밤 유 전 회장을 전남 순천시 별장인 ‘숲속의 추억’으로 도피시켰다고 했다.

검찰은 신 씨와 김 씨, ‘원조 김엄마’ 김명숙 씨(59·수배), 양회정 씨(56·수배)와 부인 유모 씨(52·수배), 유 씨의 동생 등 구원파 신도들이 공모해 유 전 회장의 은신처를 여러 곳에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지휘한 신 씨와 김명숙 씨가 5월 초 안성 동아방송예술대에서 만났다는 진술에 주목하고 있다. 신 씨 측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 씨가 김 씨를 동아대에서 만났을 때 유 전 회장은 없었다. 둘 다 유 전 회장 소재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안부 정도만 물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신 씨는 4월 24일 유 전 회장 일행과 헤어진 뒤 친언니 집에서 머물러 유 전 회장의 행방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신 씨 등의 진술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허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추가 조사 중이다.

유 전 회장 일행은 5월 3일 밤 안성에서 벤틀리 승용차를 타고 4일 오전 2시경 순천 나들목을 통과했다. 당시 승용차 앞좌석에 운전사 양 씨와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 대표(49·구속)가 타고 있는 게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됐고 뒷좌석에 유 전 회장과 여비서 신모 씨(34·구속)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양 씨는 4일 오전 3시경 순천시 서면 송치재 휴게소에서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으로 도피 조력자와 통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배 중인 양 씨 등은 구원파 신도나 자녀, 친인척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빌려 2, 3일간 사용한 뒤 돌려주는 방법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

인천=조동주 djc@donga.com / 순천=이형주 기자

[‘신엄마’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인터넷신문은 지난 2014년 6월 13일자 「‘신엄마’ 자수, 태권도 선수출신 딸은 여전히 도피중」 등 제목의 기사에서 ‘신엄마’가 유병언 전 회장의 재산을 관리하고 도피를 주도했으며,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의 인사에 관여할 만큼 교단에서 영향력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신엄마’의 지시로 딸(박 모씨)이 유대균씨의 도피를 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신엄마’는 청해진해운 대표의 인사에 관여한 바 없고, 딸(박 모씨)에게 유대균씨의 도피를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신엄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어떤 직책이나 역할을 맡고 있지 않았으며, 유 전 회장의 재산을 관리하거나 도피를 주도하지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
#유병언#금수원#구원파#세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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