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깰 ‘세트피스’ 마지막 실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9일 06시 40분


홍명보 감독. 동아일보DB
홍명보 감독. 동아일보DB
■ 홍명보호, 10일 오전 8시 가나와 평가전

기성용·이청용 등 감기증상 멤버들 컨디션 점검
비공개 훈련서 갈고닦은 ‘세트피스’ 파괴력 실험
튀니지전 패배 씻고 팀 분위기 쇄신 또다른 숙제

2014브라질월드컵에 나설 ‘홍명보호’가 10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펼친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와의 국내평가전에서 0-1로 져 실망을 안겼던 홍명보호는 가나전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다.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만날 H조 상대국들도 이에 앞서 나란히 ‘맞춤형’ 평가전 시리즈를 소화했다. 러시아와 벨기에는 각각 모로코와 튀니지를 상대로 자국에서 평가전을 치러 2-0, 1-0 승리를 챙겼다. 알제리는 루마니아에 2-1로 이겼다.

● 홍명보호, 회복됐나?

5월 31일부터 미국 마이애미에 강화훈련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훈련 초반 예기치 못한 스케줄 변경을 감수해야 했다. 마이애미 입성 2∼3일 뒤 일부 선수들의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선덜랜드)과 골키퍼 이범영(부산)이 가벼운 감기 증세로 하루 훈련을 하지 못했고, 오른쪽 날개 이청용(볼턴)과 오른쪽 풀백 이용(울산)도 비슷한 증상으로 전술훈련에 나서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페이스 저하의 이유는 다양했다. 시차와 고온다습한 기후, 강도 높은 훈련의 영향도 컸지만 출국 전날(5월 29일) 오전 단체로 접종한 중남미 풍토병 황열 예방주사 부작용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7일로 예정했던 선수단 휴식일을 이틀 앞당기는 등 스케줄을 조정했다. 다행히 태극전사들은 금세 제 모습을 되찾았다. 하루 만에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 6일 이후 훈련을 제대로 소화했다. 부상자도 복귀했다. 튀니지전에서 부상당한 중앙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재활에 매달린 끝에 컴백하는 등 월드컵 초청장을 받은 23명 전원이 훈련장에 모여 함께 몸을 풀었다. 홍 감독은 줄곧 부상 및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 전술적 완성도와 팀 완성도는?

홍명보호는 6∼7일 이틀 연속 비공개 훈련을 했다. 이번 대표팀 훈련의 핵심 키워드는 세트피스였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8일 “비공개 훈련 이틀이 월드컵 기간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이라고 귀띔했다. 대표팀이 이처럼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까닭은 간단하다. 주요 득점 루트이자, 최대 실점 루트가 세트피스이기 때문이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때 한국은 16강 우루과이전 등 총 4경기에서 뽑은 6골 중 4골을 세트피스 찬스에서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도 “쉬운 득점 방식인데, 우린 이를 잘 살리지 못했다. 공격도, 상대 패턴을 읽어야 할 수비도 세트피스를 집중 연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표팀은 서로의 위치와 간격을 조율하는 포지션별 공간훈련으로 손발을 맞췄다.

팀 완성도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홍명보호의 모토는 ‘팀’이다. 모두가 함께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2010년의 유쾌한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시 남아공 입성을 앞두고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한 ‘허정무호’는 이어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같은 0-1 패배였지만 내용은 극과 극이었다. 일련의 불안과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였다. 홍명보호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 튀니지전의 아쉬움을 가나전에서 반드시 털어내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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