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탈출한 기관실선원 4명, 부상당한 조리원 2명 보고도 방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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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어이없는 해경-선원]
합수부 “도움요청 외면 진술 확보”… 해경에도 안 알려 아직까지 실종
살인죄 적용 뒷받침할 정황 될듯

세월호 침몰 당시 기관실 선원들이 부상당한 조리원 2명을 보고도 내버려둔 채 가장 먼저 해양경찰청 구조선에 올라탄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이들 조리원 2명은 아직까지 실종 상태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기관실 선원 7명 중 4명이 탈출 당시 부상당한 조리원의 도움 요청을 외면하고 구조선을 타고 빠져나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합수부에 따르면 당시 기관실 선원 7명은 배가 기울자 기관장의 무전연락을 받고 선원 전용통로를 통해 3층 통로에 모여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기관실 선원들은 조리원 2명이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다친 채 3층 통로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기관실 선원들은 해경 구조선의 고무보트가 도착하자 이들의 탈출을 돕지 않고 갑판으로 빠져나왔다. 이들은 구조된 뒤에도 해경에 부상당한 조리원이 3층 통로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합수부는 기관실 선원 7명 중 최소 4명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합수부는 기관실 선원들의 이 같은 행동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뒷받침하는 중요 정황 증거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경에 조리원 2명의 부상 사실을 알리기만 했더라도 구조됐을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일부러 알리지 않은 만큼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합수부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정밀하게 조사 중”이라며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할지는 추가로 조사한 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조동주 djc@donga.com / 강경석 기자
#세월호 참사#기관실선원#살인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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