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디자인은 복고풍… 성능은 최첨단… 응답하라, 아날로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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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클래식 TV, 클래식 오디오

《 2014년 대한민국은 레트로(복고)의 시대다. 1990년대 대학가를 배경으로 삼았던 한 케이블TV
드라마는 당시 대학생이던 7080세대(1970, 80년대 출생)는 물론이고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한국 연예계의 주류인 아이돌 그룹의 현란하고 거침없는 노래나 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잔잔한 느낌의 1990년대 가요는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고객의 상당수가 30∼50대 남성이라는 서울 광화문의 한 헬스클럽은 최근 배경음악으로 90년대 음악을 자주 선곡한다.
말 그대로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선 필수 아이템이었던 CD, 라디오, 스타들의 브로마이드 등을 그리워하며, 다시 찾으려는 이들도 많다.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인 현대인들이 인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갈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꽤 오랜 시간동안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첨단을 지향하는 정보기술(IT) 제품에서도 이런 트렌드는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사한 디자인의 ‘평범한 제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트렌드 세터들에게 복고풍 IT 제품은 특별함을 지닌다. 자신을 남과 구별 짓게 하는 개성 발휘용 아이템인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LG전자의 ‘클래식 TV’(모델명 32LN630R)와 ‘클래식 오디오’(모델명 CM3530)는 바로 이런 트렌드 세터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클래식 TV


LG전자 클래식 TV는 어린 시절 집에 놓여 있던 ‘금성 TV’를 떠올리게 한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최초로 개발했던 흑백TV의 느낌을 재현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클래식 TV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절제미’를 강조했다. 가구, 의자, 도자기 등 기존 집 안 아이템과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게 된 배경이다. LG전자는 클래식 TV에 주로 가구를 만들 때 쓰는 원목 소재를 활용해 우드 프레임을 적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편안함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강조한 북유럽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보는 순간 아날로그 TV를 떠올리게 하는 채널과 볼륨 조절용 다이얼은 촉감까지도 신경 썼다. 채널과 볼륨 다이얼을 돌릴 때 딸깍거리는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클래식 TV는 생긴 건 옛날 TV 같지만 성능은 최신이다. 32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로 풀HD 해상도의 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외장 하드와 USB 메모리를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클래식 TV는 드라마에 나오는 집의 인테리어 제품으로도 여러 번 활용됐다. 클래식 TV는 KBS 인기 드라마 ‘왕가네 가족들’에 등장했었다. 당시 이 제품은 드라마에 출연했던 탤런트 이태란 씨의 집 거실에 놓여 있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메디컬 탑팀’에선 극중 고소득 싱글을 대표하는 여의사로 나온 탤런트 정려원 씨 집 TV로 불렸다.

LG전자 관계자는 “클래식 TV의 현대적이면서도 복고적인 디자인이 홈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드라마의 배경 아이템으로 자주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클래식 오디오


1990년대 중반 대학가를 배경으로 첫사랑의 아련함을 그린 영화 ‘건축학개론’. 2012년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영화에서 주인공 승민(이제훈)이 서연(수지)에게서 처음 받은 선물은? 바로 CD다.

이제 음악은 스마트폰이나 PC로 듣는 게 ‘평범한 모습’이다. 하지만 과거 음악은 카세트테이프나 CD로 들었다. 특히 CD는 한때 가장 인기 있는 선물 아이템이었다.

LG전자의 클래식 오디오는 이 같은 추억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다. ‘음악=CD’란 공식이 일반적이던 시절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클래식 오디오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일단 클래식 오디오의 디자인은 클래식 TV처럼 복고풍이다. 말 그대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처음 CD플레이어를 샀을 때 음악을 들으며 CD가 돌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봤던 추억을 가진 사람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LG전자 클래식 오디오는 턴테이블을 연상시키는 투명 CD플레이어 도어와 은은한 조명 효과를 내는 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디자인은 복고적이지만 기능은 현대적이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안드로이드폰 도킹도 가능하다.

오디오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사운드의 경우 20W 출력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장착했다. 고강도 소재로 방탄복 소재인 아라미드 섬유를 적용한 진동판은 음질 왜곡과 잡음을 최소화한다.

다양한 사우드 조절 기능도 갖추고 있다. ‘스마트 EQ 모드’ 기능은 팝, 클래식,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에 맞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클래식 오디오는 디자인은 복고풍으로 오래된 느낌을 강조하지만 기능은 요즘 나오는 IT 제품”이라며 “인테리어 아이템과 제품으로서의 기능 모두 수준급”이라고 말했다.

남성에게 인기 많은 클래식 TV와 오디오


클래식 TV와 클래식 오디오의 소비자는 다양하다. LG전자에 따르면 현재 이 제품은 당초 예상보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을 원하는 젊은 세대부터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중장년까지 전 연령층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 아이템에 관심이 높아 관련 소비가 많은 20, 30대들에게도 인기가 있지만 중장년층 남성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게 특징이다.

특히 ‘금성 TV’에 대한 추억이 있는 40∼60대 남성 사이에서 클래식 TV의 인기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이런 남성들 중에는 가정의 ‘세컨드 TV’로 클래식 TV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중장년 남성 중에는 최신형 TV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전시돼 있는 클래식 TV를 보고 추가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클래식 오디오도 음악을 들으려는 목적도 있지만 인테리어 소품으로 구입하는 남성들이 많다.

이형민 교수는 “문화콘텐츠의 소비에서 남성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클래식 디자인의 IT 제품을 구입하는 남성들의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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