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제주]전남북 무주공산… 민주 수성이냐 새정치 돌풍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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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누가 뛰나

《 민선 6기를 뽑는 전국동시선거(6월 4일)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내 고장 살림꾼을 뽑는 선거인 만큼 유권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광주 전남 전북 제주의 광역단체장으로 누가 뛰고 있는지, 지역별 선거 분위기 등을 점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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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의 성지이자 ‘호남정치 1번지’ 또는 ‘풍향계’로 불린다. 호남의 맹주였던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의 접전이 예상된다. 시장선거에서 관전 포인트는 ‘안풍(안철수 바람)이 얼마나 언제까지 불 것이냐’ 여부다.

광주전남 7개 신문사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39.3%, 안철수 신당(새정치연합) 36.9%, 새누리당 8.3%를 기록했다. KBC광주방송이 지난해 12월 6일 발표한 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44.1%, 민주당 26.3%를 기록한 것과 순위가 뒤바뀐 것. 최근 민주당이 안풍을 누르거나 접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안풍은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격하하고, 새정치연합은 “선거가 본격화되면 안풍이 다시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보로는 강운태 시장(66)과 이용섭 국회의원(63·광주광산을)이 경쟁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민주당 후보=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됐지만 이번에는 당내 경선을 통과하더라도 새정치연합 후보와 마지막 결전을 치러야 한다. 강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 당원들의 폭 넓은 지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풍부한 정치행정 경험, 깨끗한 이미지로 표심을 잡겠다는 각오다. 새정치연합 시장 후보로는 윤장현 공동위원장(65), 장하성 고려대 교수(61),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60)이 거론된다.

새누리당은 25일로 예정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시장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뚜렷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정재 광주시당 위원장(68·전 광주교대 총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 : 전남 : :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지지도 추이와 박지원 의원(72·목포)의 출마 여부다.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예비후보는 4선의 이낙연(62·함평-영광-담양-장성), 3선의 주승용(62·여수을), 재선의 김영록(59·해남-완도-진도) 의원 등 3명. 이 의원과 주 의원은 1년 전부터 전남지역 곳곳을 돌며 경선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말까지 이, 주 의원 간 양강 구도로 흐르던 선거전은 박지원 의원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복잡해졌다. 올 들어 실시된 여론조사에 박 의원이 포함되자 이낙연 의원의 지지도가 다소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의원과 이 의원의 지지 기반이 전남 중서부권으로 겹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이 의원뿐 아니라 주 의원에게도 껄끄러운 상대다. 지역에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18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출판기념회도 고려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출마의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을 지키고 호남을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마의 유불리를 따진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과 주 의원 측은 박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의원 측은 박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사석에서 출마를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측근들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를 압도적으로 따돌리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정치연합은 후보로 거론되던 김효석 전 의원이 신당 창당 작업에 집중하면서 이석형 전 함평군수(56)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경우 제3의 인물이 경선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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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사 선거는 김완주 현 지사의 3선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상황이다. 현재까지 10여 명의 후보가 거론될 정도로 혼전 중이다.

최근 하향세라고는 하지만 전통적 텃밭인 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누가 될지,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득표로까지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을 앞서던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최근 주춤하는 양상이다. 전북은 민주당으로서는 ‘절대 내줄 수 없는 곳’이고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어서 뜨거운 한판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은 정통 관료 출신의 송하진 전주시장(61)과 정읍시장을 지낸 재선의 유성엽 의원(54)이 지난해부터 뛰고 있다. 정동영 당 상임고문의 출마 여부가 마지막 변수. 정 고문은 여전히 “내 길이 아니다.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밝혔지만 전북에서 ‘안풍(安風)’이 드셀 경우 막판까지 차출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3선의 조배숙 전 의원(58·여·익산)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강봉균 전 장관(71)이 “당이 원하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해 가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모처럼 후보가 밀려 경선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나경균 전주덕진당협위원장(55)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지낸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62)도 출판기념회를 열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총선에서 전주완산을 후보로 나섰던 정운천 전 농림수산부 장관(60)과 전북 행정부지사를 지낸 전희재 중앙당 사무부총장(64)도 후보로 거론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규와 흥행을 위해서는 경선이 원칙이지만 종전처럼 추대하거나 중앙당의 전략공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 제주 : :

‘제주의 3김’으로 불리는 우근민 현 지사(72), 신구범 전 지사(72), 김태환 전 지사(72)의 영향력이 얼마나 발휘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 지사가 1991년 임명직 지사를 지낸 뒤부터 세 사람은 23년 동안 번갈아 지사를 지내면서 제주사회를 쥐락펴락했다. 김 전 지사는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3김 시대’ 종식 동참에 호소했지만 우 지사와 신 전 지사는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 지사는 지난해 11월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신당 쪽에 노크를 하며 정계복귀를 노리던 신 전 지사는 새정치연합 후보로 등장했다. 여기에 민주당에서 3선의 김우남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참여를 선언했다. 세 사람의 대결이 성사되면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빅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 지사와 신 전 지사는 1995, 1998, 2002년에 이어 네 번째 맞붙는다.

빅 매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먼저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건 후발 주자들과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새누리당에서는 김경택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59), 김방훈 전 제주시장(60), 양원찬 재외도민회총연합회장(64) 등이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고희범 제주도당위원장(63)이 김 의원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60), 박진우 한국어류연구소 대표(50)가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으로부터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원희룡 전 의원(50)이 나설 경우 선거의 막판 최대변수가 될 수 있다.

사회부 종합
#6·4지방선거#광역단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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