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항의 겨울나기] 포항에 눈폭탄…전남 고흥 박지성운동장서 훈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2월 17일 07시 00분


작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우승을 겨뤘던 포항 스틸러스가 겨울나기에 한창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일주일 앞두고 의욕적인 새 시즌을 각오하고 있다. 포항은 25일 세레소 오사카(일본)와 홈경기를 치른다.

챔스리그·K리그 개막 홈 2연전 준비에 바짝 긴장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는 국내 정상급 클럽하우스 시설을 자랑한다. 선수단이 국내에 머물 때면 굳이 외지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 터키 안탈리아 동계훈련을 마친 포항은 12일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날벼락을 맞았다. 동해안 지역의 폭설로 클럽하우스 훈련이 불가능했다. 30cm 이상 눈이 쌓였다. 포항에 눈은 ‘축복의 상징’이 아닌 하늘이 준 폐기물이었다.

터키에서 만든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다. 포항은 훈련 장소를 물색했다. 물론 눈이 내리고 있거나 내린 지역은 피했다. 젖은 그라운드는 부상 위험이 컸다. 그렇게 찾아낸 게 또 다른 ‘땅 끝’ 전남 고흥이었다. 숙소를 잡고, 훈련장을 섭외해 한반도 남단을 4시간 횡단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얼마나 좋은 일이 일어나려는지 예상치 못한 일이 닥쳤다”며 황당해했다.

다행히 13일 이동한 고흥의 환경은 나쁘지 않았다. 박지성(PSV)의 고향이라 명명된 고흥박지성공설운동장 잔디는 좋았고, 날씨도 쾌적했다. 섭씨 10도 정도로 따사로웠다. 다만 갑작스런 준비의 영향은 있었다. 예정에 없던 연습경기 스케줄이 마련되는 등 훈련 계획에 차질이 생기긴 했다. 해변에 인접한 호텔 시설은 괜찮았다. 고흥군 내 유일한 호텔이었다. 다만 비수기라 호텔 내 전용식당이 열리지 않아 선수단은 훈련장 이동뿐 아니라 끼니 해결을 위해 버스를 타고 움직인다.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하면 축구만 생각하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포항 코칭스태프도 “운동하기에 적합한 기후”라며 엄지를 세웠다.

그래도 걱정은 남았다. 포항은 18일 복귀 계획이지만 추이는 가늠할 수 없다. 주말에도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송라 지역에 눈발이 날렸다. 클럽하우스 잔디도, 홈구장인 포항 스틸야드 그라운드도 아직 정상이 아니다. 포항 관계자는 “챔스리그(25일 세레소 오사카)와 K리그 개막전(3월8일 울산 현대)까지 홈 2연전을 준비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도 “고흥이란 색다른 곳을 찾아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고흥|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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