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쓰는 건설사 대표 ‘도서관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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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준 남화토건 대표 사재 털어
2014년 4월 개관… 광주교육청 기증

26일 오후 3시 준공 및 기부식이 열리는 광주 석봉도서관. 광주공고 터에 세워진 석봉도서관은 최상준 남화토건 대표가 사재 23억 원을 털어 올해 4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이날 준공됐다. 정식 개관은 내년 4월 초.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6일 오후 3시 준공 및 기부식이 열리는 광주 석봉도서관. 광주공고 터에 세워진 석봉도서관은 최상준 남화토건 대표가 사재 23억 원을 털어 올해 4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이날 준공됐다. 정식 개관은 내년 4월 초.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도서관 기증이 오랜 꿈이었어요. 주민과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읽어 삶에 보탬이 된다면 제 꿈은 이뤄진 겁니다.”

사재 23억 원을 털어 지은 ‘석봉(碩峰)도서관’을 26일 광주시교육청에 기증하는 최상준 남화토건 대표(75·사진)가 밝힌 소감이다. 도서관 이름 ‘석봉’은 최 대표의 호. 그는 석봉도서관에 책 6000권과 1억5000만 원 상당의 조각 등 미술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건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최 대표는 “평생 모은 책 3000권과 지인들이 기부한 1000권 등 모두 6000권이 도서관에 꽂혀 있으면 가슴이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4월 개관 예정인 석봉도서관은 광주 북구 매곡동 광주공업고교 터 1775m²에 지상 4층 규모로 세워졌다. 도서관은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 서고, 주민복지 프로그램 운영실, 열람실 등으로 꾸며진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 대표가 운영하는 남화토건에서 도서관 공사를 했고 실제 건축비가 30억 원이 넘을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광주공고와 전남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형 최상옥 회장(86)이 설립한 남화토건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1993년부터 이 회사 대표(부회장)를 맡고 있다. 남화토건은 금융위기 때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고 차입금·어음 발행이 거의 없는 탄탄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최 대표 형제는 날짜가 지난 달력을 메모지로 오려 쓰고 몽당연필을 사용하는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하다.

최 대표는 최근 ‘더불어 사는 길’이라는 제목의 8번째 수필집도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선진국이란 개인이 가난해도 사회가 잘 사는 국가다. 나만 잘 사는 시대는 지났다. 부족한 것은 공동체 의식에 있다.”

최 대표는 나눔 활동에 적극적이다. 3개 장학재단을 후원하고 광주전남적십자사·결식아동 후원 등으로 지금까지 70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얼마를 기부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게 보람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최상준#석봉도서관#광주시교육청#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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