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지금 창단하면 곧 우승인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이다영 이재영 문명화 하혜진… 무시무시한 고2 대어들 즐비
“최강 기업은행 위협 시간문제”

“기업은행 창단 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제7구단을 창단하려면 지금이 호기다.”

지난 시즌 챔피언 기업은행이 올 시즌에도 여자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V리그에 처음 합류한 2011∼2012 시즌을 4위로 마친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4대 프로종목 통틀어 신생팀으로는 처음으로 창단 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10∼2011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특혜로 김희진, 박정아 등 걸출한 신인들을 뽑은 게 바탕이 됐다. 여자배구 관계자들은 “내년에는 역대 어느 때보다 대어급 신인이 많다. 포지션도 고루 분포돼 있어 이들로 한 팀을 꾸린다면 가까운 시일 안에 기업은행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진주 선명여고 세터 이다영(선명여고·180cm)은 그 중심이다. 이다영은 고교 2학년인 올해 성인 대표팀에 뽑혀 9월 아시아선수권에서 맹활약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 사령탑을 맡아 36년 만의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김형실 전 대표팀 감독은 “작년부터 대표팀 선발을 고려했을 정도로 자질이 뛰어나다. 세터로서는 키도 크고 블로킹 능력도 갖췄다. 한국 여자배구의 세터 계보를 이을 선수”라고 말했다. 역시 고교 2학년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레프트 이재영(선명여고·180cm)은 이다영의 쌍둥이 언니. 눈빛만 봐도 동생과 호흡이 척척 맞는다. 두 선수는 1980년대 국가대표 세터였던 김경희 씨의 딸이다. 여기에 남성여고 센터 문명화(187cm)는 ‘제2의 양효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둘째 딸인 선명여고 레프트 하혜진(181cm), 여고 최고 공격수로 꼽히는 수원전산여고 레프트 강혜수(177cm) 등 역시 프로에 와도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은 “7번째 구단이 탄생하면 침체된 여자배구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신생팀이 상위 순번 선수들을 여럿 데려가도 남은 선수들로 어느 정도 전력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만 해도 여자배구는 실업 10개 팀이 경쟁하며 남자배구의 인기를 압도했다. 하지만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갈수록 남자배구에 밀려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여자부는 경기력 향상을 통해 전력을 평준화하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 외국인 선수의 선발 방식을 개선하고 세터와 리베로 등의 포지션에 아시아 선수를 데려오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팀을 창단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있다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창단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기업은행#여자부#배구#신인#이다영#이재영#하혜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