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짧은 소감’ 강정호의 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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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6일 07시 00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짧고 굵은 수상소감을 남겼던 강정호는 “내년에는 올해의 아쉬움을 털어 내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짧고 굵은 수상소감을 남겼던 강정호는 “내년에는 올해의 아쉬움을 털어 내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연봉 1억여원 인상에도 “올해 더 잘했어야”
“내년은 최고의 해로” 해외 진출 도전도 가능


감격의 눈물과 벅찬 감사인사로 가득 찼던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 넥센 강정호(26)는 그 가운데 오히려 너무 담담해서 눈에 띄는 수상자였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으러 단상에 오른 그의 표정은 담담했고, 소감은 짧았다. “앞에서 다른 분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전 그냥 간단하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론 2년 연속 받은 황금장갑이 기쁘지 않아서는 아니다. 강정호는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은 컸지만 할 말이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마음에 담아둔 게 있어서 그렇다. 강정호는 올해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1에 22홈런, 96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팀은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연봉은 올해 3억원에서 내년 4억2000만원으로 뛰어 올랐다.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시즌. 그러나 그는 “올해는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더 잘했어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벌써 개인 통산 3번째 황금장갑을 끼고도 “아직 한참 더 가야 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많은 것을 얻고도 만족할 수 없었던 2013시즌. 강정호는 그래서 ‘아쉽지 않은’ 내년을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아깝게 탈락한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넥센의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게다가 내년 시즌은 강정호 개인에게도 또 다른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한 해다. 강정호는 2014시즌을 마친 뒤 구단의 동의를 얻으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지난 시즌 도중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나중에 실력을 더 쌓아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밝혔던 그다.

어쨌든 강정호의 각오는 분명하다. “내년은 최고의 해로 만들고 싶다”는 굳은 의지다.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목동구장에 출퇴근하면서 개인 훈련에 힘쓰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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