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프로야구 파격 연봉계약? 부익부빈익빈 현상 심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2월 1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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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거액 계약 이어 파격적 연봉인상도 줄 이어
한 쪽이 올라가면 반대편은 삭감 불가피
연봉협상에도 일종의 ‘풍선효과’ 존재

올 스토브리그에서 파격적 연봉계약이 연일 화제다. 넥센 박병호가 5억원, 강정호가 4억2000만원에 사인했고, 두산 유희관은 2600만원에서 단숨에 1억원으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계약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면서 생긴 ‘연봉 인플레이션’ 효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일부 선수들에 국한된 일이다.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프로야구계에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 우리도 같은 야구선수다!

“보이는 선수들만 파격적이죠. 이면에 있는 나머지 90%는 달라요.” A구단의 한 선수는 몇 십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는 소식에 이어 연봉 대박을 터트린 뉴스가 연일 터져 나오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실력대로 연봉이 책정되는 프로’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보이는 숫자 때문에 박탈감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B구단의 한 선수도 “예상은 했지만 몇몇 선수에게 몰아주면서 남은 돈으로 연봉이 결정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나 역시 야구를 열심히 해서 금액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소속 선수들의 연봉은 구단이 일정 규모로 책정한 ‘페이롤’ 안에서 결정된다. 한쪽에 몰아주면 당연히 다른 쪽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C구단의 한 선수는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힘이 빠질 때가 있다”며 “야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에 동기부여도 되지만, 금액차가 너무 크다보니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고 밝혔다.

● 구단도 연봉수직상승에 골머리

이는 구단도 마찬가지다. 한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SK 최정이 내년 FA 시장에 나오면 대체 얼마를 줘야한단 말인가”라며 “주축 (FA) 선수들은 타 구단에서도 군침을 흘린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몸값 때문에 잡지 못하면 비난이 쏟아진다. 그러면 일찌감치 연봉으로 묶어둬야 하는데, 그러려면 대체 얼마를 줘야할지 정말 난감하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연봉협상을 진행하는 다른 구단 관계자도 “내년에는 최정이고, 내후년에는 김현수 강정호 등 거물급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다”며 “구단 입장에선 안 뺏기는 게 첫 번째지만, 만에 하나 뺏기더라도 보상금액을 고려하면 연봉을 높여야 한다. 그런데 얼마만큼 올려줘야 할지 가늠이 안 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연봉 인플레이션에는 ‘명’이 있으면 ‘암’도 있다. 또 다른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어차피 연봉고과라는 객관적 지표가 있고, 거기에 맞춰 인상이든, 삭감이든 결정된다”고 선을 긋고는 “(일부 선수들에게 연봉이 편중되면서 다른 선수들의 연봉에) 영향이 없다고는 못 박을 순 없지만, 최대한 공정하게 책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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