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齒, 보험사 미워’… 치아보험 내년 최고 88% 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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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男 월 1만8250원→3만4400원… 초기 가입자들 갱신때 부담 늘어
단독 실손의료보험은 동결될듯

임플란트나 충치 치료비 등을 지원해 인기를 모은 치아보험이 갱신 과정에서 보험료가 많게는 90% 가까이 오르고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5년 만기가 도래해 보험을 갱신하는 치아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료를 최대 88% 올려 받는다고 고지했다. 예를 들어 40세 남성 가입자는 월 1만8250원의 보험료를 냈지만, 갱신 이후에는 88% 오른 월 3만4400원을 내야 한다. 40세 여성 가입자의 보험료는 1만3800원에서 2만1800원으로 58% 오른다.

국내 치아보험은 2008년 라이나생명, 2009년 에이스손해보험이 선보이면서 해마다 급성장한 상품이다. 보통 5년 만기 상품이라 초기 가입자들은 올해부터 보험사가 새로 산정한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가 크게 오르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일부 가입자들이 임플란트 등 치과 치료를 미리 계획하고 치아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타고 있어 보험료가 급등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다른 질병과 달리 치아 질병은 참거나 숨겼다가 나중에 치료받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갱신 과정에서 보장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인상 요인 중 하나다. 치아보험은 보통 가입 후 1년간 치료비를 보장해주지 않고, 이듬해 1년간은 치료비의 절반만 보장해 준다. 5년 만기라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3.5년만 보장받는 셈이다. 하지만 보험을 갱신하면 이 같은 ‘보장 예외 기간’이 사라진다. 허은희 라이나생명 홍보팀장은 “보험 가입자들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보장기간도 늘어나다 보니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다른 보험사들의 치아보험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치아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동부화재 현대해상 MG손해보험 등 국내 보험사들은 지난해 잇따라 비슷한 상품을 선보였다. 이들 보험사도 2017년 이후에는 보험료를 크게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편 보험업계가 올 1월 처음 선보인 ‘단독 실손의료보험’은 내년에 보험료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독 실손보험은 암, 뇌중풍(뇌졸중) 등에 대한 보장 없이 병원 진단비 및 통원치료비만 보장하는 보험이다. 보험료가 월 1만∼2만 원 정도로 저렴하다.

만기가 1년이라 내년 1월 보험료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료 조정에 필요한 각종 통계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계에 인상 자제를 권고했다. 당초 일부 보험사들은 단독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최대 25% 인상할 계획이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치아보험#실손의료보험#충치 치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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