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육식 증가세, 세계 평균의 3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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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연구원, 176개국 음식섭취 분석 “인간의 먹이사슬 위치, 돼지 수준”

인간이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돼지나 멸치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태계에서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라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초식동물에 가깝다는 것이다.

실뱅 보노무 프랑스 해양개발연구소 연구원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이용해 세계 176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1961∼2009년 102가지 식재료 섭취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생태계에서 먹고 먹히는 관계를 나타내는 먹이사슬에서는 영양 단계에 따라 식물을 1단계, 토끼 2단계, 여우 3단계, 북극곰과 같은 최상위 포식자를 5.5단계로 구분한다. 이번 분석에서 인간은 영양 단계가 2.21로 나타났다. 보노무 연구원은 “잡식동물인 돼지나 어류인 멸치 수준으로 인간이 북극곰보다는 토끼에 가깝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한국인의 영양 단계는 육식 선호 추세가 두드러지면서 2.06에서 2.23으로 0.17 올랐다. 세계 평균이 같은 기간 2.15에서 2.21로 0.06 높아진 것과 비교하면 한국인의 육식 증가세는 세계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보노무 연구원은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 중국에서 경제 성장과 함께 고기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인간의 영양 단계가 올라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이 기간 2.05에서 2.20으로 0.15 상승했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정부가 건강을 위해 고기 소비를 줄이는 정책을 펴면서 같은 기간 2.73에서 2.57로 0.16 낮아졌다.

보노무 연구원은 “곡물을 생산할 때보다 고기를 생산할 때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해 인간의 영양 단계가 높아지는 것은 생태계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미 목축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교통수단 배출량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일자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육식 증가#음식섭취#먹이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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