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AFE]김정희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면 눈 딱 감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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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6일 07시 00분


‘낭만 라이더’ 김정희 씨는 자전거 두 바퀴를 구르며 88일간 유럽 8개국을 여행했다. 형 부부와 함께하는 독특한 여행이었다. 김 씨는 최근 자전거 유럽여행의 경험들을 ‘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낭만 라이더’ 김정희 씨는 자전거 두 바퀴를 구르며 88일간 유럽 8개국을 여행했다. 형 부부와 함께하는 독특한 여행이었다. 김 씨는 최근 자전거 유럽여행의 경험들을 ‘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 ‘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 펴낸 김정희 씨

두바퀴로 유럽 8개국 “내 인생 터닝포인트”
“다음 자전거 여행 콘셉트는 남미 모자여행”


그의 성격은 ‘도전’이라는 단어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숫기도 없고 내성적이며 우유부단하다고 스스로를 평했다. 그런 그가 자전거의 두 바퀴를 굴리며 유럽 8개국을 여행했다. 서른여덟의 ‘낭만 라이더’ 김정희 씨가 그 주인공이다. 15년 전 친구들과 2주간 제주도를 다녀온 것이 자전거 여행의 출발점이었다. 그 후 형과 함께 자전거동호회 활동을 하며 자전거에 빠졌다. 2006년 일본여행을 마치고 지난해엔 형 부부와 함께 3개월간 유럽 8개국을 누볐다.

- 어떻게 자전거로 유럽여행을 시도하게 됐나. 형 부부와 함께 하는 여행조합은 흔치않은 일인데.

“형이 ‘우리 유럽 갈 건데 같이 갈래?’라는 제안에 그저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덜컥 여행에 합류했다. 바이크샵에서 근무했던 자전거 미케닉인 형이 운송·정비 등 장비를 맡았고 나는 여행 기록과 사진, 취사를 담당했다. 친화력이 좋고 에누리의 귀재인 형수는 바디랭귀지로 숙박을 맡았다. 따로 또 같이 다니며 우여곡절을 함께 겪으며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 유럽여행을 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날씨였다. 단 4시간 동안 쨍쨍한 햇볕과 우박을 동반한 비바람을 7차례 걸쳐 번갈아 맞아본 적도 있다. 여행 초반엔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기상천외한 날씨에 애를 먹었고 여행 후반엔 뜨거운 태양 때문에 고생했다.”

그는 여행 중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중에서 독일서 만난 살루스라는 청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쾰른으로 가던 중에 자전거가 쿨럭쿨럭 하더라. 바퀴를 보니 바람이 거의 없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미칠 지경이었다. 그때 살루스를 만났다. 그가 펌프를 빌려줘 간신히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고 여행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역시 힘들 때 도와주는 사람이 기억에 남는 모양이다.


- 자전거 유럽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두려움과 걱정은 버려라.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면 눈 딱 감고 떠나라. 나는 단 한번의 유럽 자전거여행으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됐다. 광고카피에도 있지 않은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고 말이다.”

- 다음 여행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다음 여행의 콘셉트는 ‘모자(母子)여행’이다. 목적지는 남미다. 이미 시작했다. 유럽여행 후 어머니와 함께 캄보디아와 동유럽을 다녀왔다. 어머니의 버킷리스트 중 넘버원이 잉카유적지인 마추픽추다. 어머니 다리에 힘이 다 없어지기 전에 함께 남미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목표다.”

그는 자전거 유럽여행의 경험들을 자신의 블로그와 각종 커뮤니티에 올렸고 최근엔 ‘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 간의 자전거 유럽여행(더블엔 펴냄)’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올해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에 당선되기도 했다. 맛깔스러운 글 솜씨와 광고사진을 업으로 했던 저자의 사진솜씨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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