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GCF 시대]인천대, 세계 지식 담는 글로벌대학으로 새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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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국립 인천대학교

올 초 국립대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인천대가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송도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2일 GCF 사무국이 입주하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글로벌타워(G타워)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인 인천대 캠퍼스 내 ‘글로벌 아일랜드’. 유리벽으로 치장된 8층 전망타워인 글로벌 아일랜드는 영어만 통용되는 ‘잉글리시 존’이다. 인천 앞바다와 국내 최장인 인천대교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8층 전망대에서는 이날 외국인 교수와 대학생 4명이 영어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1층 카페에서도 이국적인 풍경이 짙었다.

인천대는 GCF 관련 국제포럼을 연이어 주최하기도 했다. 교내에서 지난해 12월 ‘GCF 미래 비전과 지역적 함의’ 주제의 세미나를 연 데 이어 6월 ‘새로운 글로벌 기후변화 거버넌스 형성과 GCF의 역할’이란 국제 콘퍼런스를 마련했다.

최성을 인천대 총장은 “2000년부터 인천녹색환경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GCF 송도 유치가 확정된 이후 기후변화 분야에 대한 연구와 환경금융 전문가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교육환경 조성

인천대는 미국 중국 프랑스 스페인 등 26개국 160개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은 상태다. 교환학생 교류, 해외 인턴십 및 어학연수 운영 등 국제화 프로그램이 활성화됨에 따라 매년 600여 명의 학생이 해외교육 기회를 갖고 있다.

인천대는 조만간 GCF 연계 전공학과를 개설하고 국제기구 출신 외국인 교수를 영입해 국제적 인재를 키우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교수 특별 채용 추진단’이 가동된다. 캠퍼스 내에 기후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외국인 정주서비스센터, 녹색기후환경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또 국제화 역량 강화를 위해 2020년까지 외국인 전임교수 비율을 10%로, 영어 강의 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임 교수를 선발할 때 영어로 강의할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컷오프’에 걸리도록 하고 있다.

대학 측은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은 연세대 국제캠퍼스, 글로벌캠퍼스와 공동 학점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글로벌캠퍼스에 들어온 미국 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와는 복수학위제, 학점교류제, 시설 공동이용 등의 협력 체제를 구축해놓았다.

인천지역 특성을 살려 중국학 전문 거점대학으로 뿌리 내릴 ‘차이나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다. 인천대 관계자는 “인천은 중국 동부연안, 환황해권 벨트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데도 이렇다 할 중국 전문기관이 없는 만큼 대학이 중국 최고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며 “중국 분야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국내 대표적 ‘중국통’ 대학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학 ‘중국관행사회연구소’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한중 교류를 위한 주요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학, 중국통상, 중국법, 중국 정치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중국학술원이 곧 설립된다. 인천대는 중국 내 22개 대학과 자매교류를 맺고 있어 해외 교환학생 및 어학연수생의 3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저탄소 그린캠퍼스’ 조성을 위한 사업들도 주목을 끌고 있다. 인천대 주관으로 조만간 ‘동북아시아 기후에너지 포럼’을 개최해 동북아시아 온실가스, 재생에너지 활용, 에너지 협력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기로 했다. 녹색기후환경연구센터에서는 국내외 기후환경에너지 공학자와 과학자를 초빙해 아시아 기후환경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창의연구교육을 향한 대혁신

2020년까지 전국 5대 거점 국립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대(INU) 송도 비전 2020’이란 이름으로 4월 행정조직 전면 개편이 단행된 데 이어 학제 개편작업이 본격화됐다. 최근 공개된 학제개편 기본계획에 따르면 12개 단과대학이 7개로 통폐합된다. 융합에 기초한 자율적 특성화, 지역기반 전략적 특성, 기초학문 지원 육성이 주요방향이다. 대학 측은 “글로벌대학으로 뻗어가려면 현 단과대 편제에 많은 한계가 있다”며 “각 단과대학이 자율적이면서 효율적으로 발전할 체계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간 대학 경영의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1, 2개 학과를 보유한 단과대가 운영되는가 하면 교수 간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융복합연구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천대 교수들의 연구 실적은 전국 국·공립대 중 중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인천대는 대학 내 대표 특성화 학과를 보유한 동북아국제통상학부와 경영학부, 무역학부를 글로벌경영통상대학으로 통합하는 등의 2단계 구조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이달 중 교직원 및 학생 설명회를 거쳐 내년 초 법인 이사회에서 단과대 개편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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