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넥센 ‘의리의 재계약’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9월 24일 07시 00분


타기업 제안 뿌리치고 2015년까지 연장
이장석대표 “2년전 고마움 잊지 않았다”


히어로즈가 앞으로 2년 더 ‘넥센’이라는 간판을 단다. 넥센타이어와의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일찌감치 연장했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23일 서울 방배동 넥센타이어 사무소에서 2015년까지 넥센타이어와 메인스폰서십을 유지하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히어로즈는 2010년 처음으로 넥센타이어와 손잡고 2년간 구단 이름 앞에 ‘넥센’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시작했다. 또 2012시즌을 앞두고 다시 계약을 2년 늘려 같은 이름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했다. 이번에는 2번째 재계약과 함께 앞으로 2년 더 이어질 동반자 관계를 약속했다. 총 6년간이다.

● 지원금액 소폭 상승, 타 기업 제안도 뿌리쳤다!

히어로즈는 앞선 2차례의 계약 때와 마찬가지로 계약조건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히어로즈가 받게 될 지원금이 연간 수십억원 규모로 추정될 뿐이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 2012시즌 전 맺은 첫 재계약 때는 지원조건이 이전과 같았다. 한마디로 동결. 그러나 이번에는 소폭 상승했다. 히어로즈가 올해 창단 6년 만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면서 넥센타이어의 기업 이미지를 높인 효과로 보인다. 계약을 둘러싼 상황도 이전과 달랐다. 히어로즈가 돌풍을 일으켰던 시즌 초반부터 몇몇 기업이 메인스폰서십 계약에 관심을 보였다. 구단 관계자는 23일 “그 가운데 한 기업은 최근까지 꾸준하게 계약을 제안해왔다. 제시한 금액도 넥센타이어보다 많았다”며 “그러나 내부적으로 넥센타이어와의 재계약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 2년 전 재계약의 의리 잊지 않은 히어로즈

히어로즈가 다른 기업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다시 넥센타이어와 손잡은 가장 큰 이유는 ‘의리’다. 이장석 구단 대표는 “우리 팀이 2011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했지만, 당시 넥센타이어 측이 성적에 개의치 않고 계약을 연장해줬다. 그때 고마웠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며 “올해 성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2년 전의 일을 잊을 수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어려울 때 함께했던 정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조태룡 단장도 “넥센타이어와 우리 구단은 기업 대 기업의 관계를 떠나 함께하는 동반자 관계를 형성했다고 믿는다”며 “지난 4년간 히어로즈가 안팎으로 많이 성장했다. 2015년까지 넥센타이어와 신뢰를 구축하면서 동반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팀명 변화로 인한 팬들의 혼란도 고려

물론 더 중요한 이유도 있다. ‘팬’이다. 올 시즌 히어로즈는 조금씩 ‘비인기 구단’의 설움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금은 한층 넓어진 팬 베이스를 더욱 굳건히 다져야 하는 시기다. 구단 관계자는 “넥센이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잘 왔는데, 갑자기 팀 이름이 바뀌면 팬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여겼다”며 “처음부터 구단은 물론 팬들을 위해서라도 넥센타이어와 재계약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는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 이번 재계약에는 ‘넥센’이라는 정체성을 지켜내겠다는 의미도 있는 셈이다. 넥센타이어 이병우 부사장도 히어로즈를 통해 “우리 회사가 지난 4년간 프로야구를 통해 국민들에게 친숙한 브랜드가 된 듯하다. 앞으로도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국내 스포츠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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