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셀프개혁 vs 국회 주도’ 접점 찾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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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국회 3자회담 전망

우여곡절 끝에 박근혜 대통령의 손 내밀기와 민주당의 수용으로 성사된 16일 3자회담은 국회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통령이 여야 대표 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 사이에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 8인 모임 뒤 3자회담

3자회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베트남 국빈방문 성과를 소개하는 ‘순방 설명회’를 갖는다. 설명회에는 박 대통령과 강창희 국회의장, 이병석 박병석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등 8인이 참석한다.

설명회가 끝난 뒤 국회의장, 부의장, 양당 원내대표가 자리를 뜨고 박 대통령과 황우여, 김한길 대표의 3자회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회의장실에서 순방설명회를 가진 뒤 국회 귀빈식당에서 3자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 내 한옥 사랑재도 거론되나 회담 공간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자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청와대는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대화록 수준의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3자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에 서로 수용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엔 합의문을 발표할 수도 있다. 2월 당선인 신분일 때 박 대통령과 당시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회동 뒤에는 ‘여야 공통 공약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합의문이 나왔다.

○ 국정원, NLL 대화록, 채동욱 등 험난

청와대는 3자회담의 의제에 대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논란 등 민주당이 요구하는 모든 문제를 테이블에 다 올려놓을 수 있다”는 태도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자체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박근혜 정부에선 그런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으로 정국이 오랫동안 꼬이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정원 문제를 매듭짓고 국민을 위해 민생에 주력하자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정기국회 정상화를 통해 국회에서 표류 중인 외국인투자촉진법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FIU법)’ 등 경제 살리기를 위해 공을 들인 법안의 국회 통과를 요구하고 내년 예산안의 순조로운 처리를 부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김 대표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후퇴했다는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3자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이고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대해 박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요구해온 대통령 사과보다 수위가 낮은 ‘유감 표명’을 수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도 13일 “(국정원의 대선개입 자체에 대해) 사과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강조한 국정원 자체 개혁은 받아들일 수 없고 국회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국회가 국정원 개혁을 주도하겠다는 태도다. 결국 국정원 대선개입 책임에 대해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얼마나 접점을 찾는지가 이번 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포인트인 셈이다.

민주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과 관련한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할 수도 있다. 야권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 배경에 청와대와 국정원 개입설을 제기해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윤완준·황승택 기자 zeitung@donga.com
#3자 회담#국정원#대선#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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