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안 피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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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25번째 사구… 팀 신기록
1안타 포함 10경기 연속 멀티출루

“타자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공을 때리려는 욕망과 피하려는 본능 사이에서 싸운다.” 미국의 야구전문가 레너드 코펫은 타격을 이율배반적인 심리 상태에서 이뤄지는 행위라고 했다. 타격은 무서움을 극복하는 행위다. 투수가 던진 강속구에 맞으면 아프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삼성 배영섭은 8일 LG 리즈가 던진 시속 151km짜리 강속구에 헬멧을 맞고 쓰러졌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다행히 이상은 없었지만 아찔한 장면이었다.

신시내티 추신수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담력이 센 타자다. 추신수는 10일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3회 상대 선발 트래비스 우드의 89마일(약 143km)짜리 직구에 등을 맞아 출루했다. 시즌 25번째 몸에 맞는 공. 추신수는 신시내티 팀 역사상 최다 사구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04년 제이슨 라루가 세운 24개다.

추신수의 사구 기록(25개)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1위다. 2위인 피츠버그의 스탈링 마르테와는 4개 차이다. 지난해 최다 사구 기록은 17개였다. 추신수는 지난해에도 14차례나 몸에 공을 맞아 사구 부문 전체 6위에 올랐었다.

몸에 맞는 공이 많은 이유는 추신수가 그만큼 홈 플레이트에 몸을 바짝 붙이기 때문이다. 바깥쪽 공을 좀 더 정확하게 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럴수록 투수들은 타자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위협적인 견제구를 던진다. 맞기 싫으면 떨어지라는 뜻이다. 그러나 올 시즌 추신수는 결코 몸쪽 공을 무서워하지 않고 있다. 추신수는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것. 톱타자로서 FA 대박을 터뜨리려면 출루율이 가장 중요하다.

두둑한 배짱 덕에 추신수의 출루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이날 3타수 1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16경기 연속 출루에 10경기 연속 멀티출루. 추신수는 9월 들어 타율 0.452, 출루율 0.595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신시내티는 컵스에 0-2로 져 4연승에서 멈춰 섰다.

한편 국내에서는 현재 SK 최정이 올 시즌 최다인 22개의 사구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2009시즌부터 5년 연속 20개 이상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최정도 2014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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