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불우 초등생 찾아 영어책 읽어주는 ‘박사동네’ 중학생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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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유성구 문지중학교 영어동아리 ‘은방울꽃’

영어봉사 동아리 ‘은방울꽃’ 회원들이 아프리카 짐바브웨로 보낼 운동화에 각자 그림을 그려 넣은 뒤 기념촬영을 했다. 문지중학교 제공
영어봉사 동아리 ‘은방울꽃’ 회원들이 아프리카 짐바브웨로 보낼 운동화에 각자 그림을 그려 넣은 뒤 기념촬영을 했다. 문지중학교 제공
선생님이 한국에서 보내온 운동화를 아이들에게 한 켤레씩 나눠주자 아이들의 검은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났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레인함 퓨처센터에서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이 장면은 카메라에 담겨 조만간 대전 유성구 문지중학교 영어동아리 ‘은방울꽃’ 회원들에게 전달된다. 은방울꽃 회원들을 주축으로 한 이 학교 학생 116명은 6월에 1만 원씩 걷어 운동화 116켤레를 레인함 퓨처센터에 보냈다. 글로벌 나눔 봉사는 희망나눔 운동화 사업을 벌이는 미래희망기구가 알선했다. 운동화에는 학생 116명이 그림을 직접 그려 넣었다. 운동화가 중간에 블랙마켓으로 흘러들어갈 우려가 있다며 미래희망기구 측이 학생들에게 그림을 그려 넣을 것을 주문했다. 3학년 김민정 양은 “우리가 보낸 신발이 맨발로 먼 길을 걸어 학교에 가는 그곳 아이들의 발을 감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방울꽃은 글로벌 나눔 봉사에 앞서 지역 나눔 봉사 활동부터 시작했다. 2008년 발족해 현재 6기 회원 22명이 활동하고 있는 이 동아리는 매주 금요일 인근 송강동의 ‘토끼장이 지역 아동센터’에서 저소득층 초등학생들에게 영어 개인 교습을 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골든벨 행사와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원어민 교사 초청 강연 등의 행사를 마련해주고 있다. 또 전민동의 ‘모퉁이도서관’을 찾아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봉사활동 가운데 하나다. 3년째 봉사활동을 한다는 3학년 김주희 양은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세상을 더 넓고 따뜻하게 바라보게 됐다”며 “동아리 활동이 중학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됐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을 지도하는 이은미 교사(영어)는 “동아리 학생 가운데 외국 생활 경험자가 30% 이상이어서 영어 골든벨 행사의 문제를 직접 내고 개인 교습을 하는 아이들의 교재를 손수 제작하며 영자신문을 만드는 일도 척척 해낸다”며 “참여하는 학생들은 영어도 잘하지만 봉사의식도 투철하다”고 말했다.

최용선 교장은 “은방울꽃이 3월에는 미래희망기구, 4월에는 유성구의 자원봉사 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며 “어린 시절부터 나누는 동아리 활동으로 주변도 돕고 스스로도 더욱 보석 같은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은방울꽃#문지중학교#봉사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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