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가대로 ‘최소수입보장’ 폐지… 최대 5조 부담 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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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새 운영사와 합의… 보전방식, 통행량→비용 기준 변경

‘돈 먹는 하마’로 오명을 쓴 거가대로의 운영수익 보전 방식이 바뀌게 돼 부산시와 경남도의 재정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DB
‘돈 먹는 하마’로 오명을 쓴 거가대로의 운영수익 보전 방식이 바뀌게 돼 부산시와 경남도의 재정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DB
부산김해경전철과 함께 ‘세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쓴 부산과 경남 거제 간 ‘거가대로’의 운영수익 부족분 보전 방식이 달라져 5조 원 넘게 아낄 수 있게 됐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거가대로 운영사의 출자 지분 교체와 수익률 인하를 담은 ‘변경 실시협약 동의안’을 부산시의회와 경남도의회에 각각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양 시도와 거가대로 현 운영권자인 GK해상도로, 운영권 인수에 나선 KB자산운용은 올 1월부터 자본 재구조화 협상을 벌여 최근 동의안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동의안의 핵심은 실제 통행량이 당초 예상을 밑돌면 시도가 예산에서 차액을 보전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방식(MRG)을 비용보전방식(SCS)으로 변경하는 것.

MRG는 연간 계획통행량(예상치)을 77.55%로 잡고 실제통행량이 60%밖에 안 되면 그 차이(17.55%)만큼 두 시도가 금액을 보전해 줘야 한다. 2011년 거가대로의 하루 평균 계획통행량을 3만335대로 잡았으나 실제 통행량은 이의 70.2%인 2만1281대에 불과해 양 시도가 232억 원씩 총 464억 원을 보전해 줬다. 지난해에는 실제통행량이 계획통행량의 65%에 불과해 양 시도가 600여억 원을 부담했다. 올해도 계획통행량은 3만3675대이나 현재까지 실제통행량은 67%인 2만2401대에 머물러 지난해 수준의 금액을 보전해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 도입할 SCS는 통행료 수입이 투자 원금에 대한 이자와 분기별로 정한 수익·운영비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차액만큼만 보전해주는 방식이어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MRG를 적용하면 두 시도는 40년간 통행료 수입(4조9500억 원 추산)을 뺀 5조4586억 원을 보전해야 할 것으로 추정됐으나 SCS를 적용하면 1007억 원만 주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와 경남도의 재정부담이 5조3579억 원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운영사에 보장된 경상수익률도 12.5%에서 4%대로 낮아진다. 거가대로 운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KB자산운용은 9%의 금리를 요구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이 양보한 이유는 MRG의 경우 운영기간 40년 중 20년간은 수익을 보장할 수 있지만 나머지 20년간은 수익을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CS는 수익률은 낮지만 40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

또 거가대로 통행요금 조정권도 운영사가 아니라 양 시도가 갖는다.

양 시도는 다음 달 초 의회에서 동의안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동의안이 통과되면 기획재정부의 중앙민간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0월경 변경 협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준모 부산시 건설방재관은 “MRG의 경우 매년 물가상승률에 따라 요금을 조정해야 하지만 SCS는 그럴 필요가 없어 당분간 승용차 기준 1만 원인 통행료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가대로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부산 강서구 천성동을 연결하는 8.2km의 해상 및 해저교량을 포함한 도로이며 2010년 말 준공됐다.

조용휘·강정훈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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