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파수’ 경매 첫날 1조9460억까지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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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라운드 거치며 3개사 치열한 눈치… KT가 원하는 밴드2는 1조9374억

19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지하 1층 회의실. 이곳에 마련된 3개의 빈 방에 긴장한 표정의 이동통신 3사 관계자들이 속속 들어섰다. 방문을 열고 들어선 이들 앞에 인터넷이 끊긴 노트북 1대와 팩스 1대, 그리고 휴대전화 1대가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선 탁상시계가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2013년 이동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신규 주파수 경매’가 드디어 시작됐다. 매물로 나온 2.6GHz(기가헤르츠)와 1.8GHz 대역 주파수는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는 물론 차세대 5세대(5G) 통신 서비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파수이기 때문에 경매 내내 사활을 건 눈치 싸움이 펼쳐졌다.

이날 경매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간 입찰을 진행하고 1시간 고민한 뒤 다음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총 6라운드가 진행됐다. 매물로 나온 두 가지 밴드플랜(주파수 대역 조합)은 각각 1조9202억 원에서 출발했는데 이날 6라운드를 거치며 ‘밴드플랜 1’은 1조9460억 원까지, ‘밴드플랜 2’는 1조9374억 원까지 가격이 올라갔다. ‘밴드플랜 2’에는 KT가 필요로 하는 인접 대역이 포함돼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경매 내내 밴드플랜 1에 베팅했다”며 “KT를 저지하기 위한 2 대 1 경쟁 구도가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번 주파수 경매는 하루 최대 6회씩 5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50라운드가 지나도 결론이 안 나면 마지막 밀봉 입찰로 주파수의 주인을 가리게 된다.

경매를 주관한 미래창조과학부는 현장에 회사별로 3명씩만 입장을 허용했다. 이들은 회사별로 마련된 방에서 온종일 머물며 휴대전화 1대로 본사와 경매 전략을 협의했다. 이 휴대전화는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것으로, 미리 신고한 본사 전략팀의 1개 번호와만 통화할 수 있다. 미래부는 “담합 등 부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다른 통신 수단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각 방에는 참관인을 2명씩 배치해 엄격하게 감독했다”고 전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황금주파수#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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