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에이스 ‘밤느님’의 귀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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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털고 삼진 11개 부활투… 롯데 잡아

지난해 넥센의 외국인 투수 나이트(38)는 ‘에이스 모드’였다. 팀 성적은 6위에 그쳤지만 넥센 팬들은 나이트가 등판하는 날이면 ‘그래도 오늘은 이기겠다’며 기대를 내비쳤고 상대팀은 ‘오늘은 어렵겠다’며 한 수 접고 들어갔다. 지난해 나이트는 16번 이기는 동안 겨우 4번 졌고 평균자책도 2.20밖에 되지 않았다. 넥센 팬들은 나이트를 ‘밤느님(나이트+하느님)’이라며 치켜세웠다.

그러나 올해 나이트는 시작부터 부진했다. 시즌이 흐르면서 지난해 컨디션을 되찾는 듯했지만 8월 들어 두 경기에서 각각 2이닝, 1과 3분의 1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교체설이 나온 게 당연한 일. 15일 경기 전까지 나이트의 평균자책은 4.59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에이스가 흔들리면서 선두를 내달렸던 넥센은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나이트에게 7일의 휴식일을 주며 컨디션을 되찾기를 기원했다. 5위 롯데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기 전 칼을 갈고 나와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 용병술은 멋지게 맞아떨어졌다. 나이트는 15일 사직 경기에서 롯데를 맞아 8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팀에 6-1 승리를 안겼다. 1실점도 9회 2사 이후에 나온 점수였다. 나이트는 경기 후 “올 시즌 기복이 좀 심한 편이다. 남은 시즌 동안에는 꾸준한 모습을 되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넥센의 박병호는 이날 7회 타석에서 시즌 23호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반면 롯데는 6연패에 빠졌고 두 팀 간 승차도 4게임으로 늘어났다.

마산에서는 2-2로 맞선 8회 터진 노진혁의 2타점 결승타로 8위 NC가 선두 삼성을 4-2로 꺾었다. 2위 LG는 잠실에서 한화에 6-4로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선두 삼성을 승차 없는 2위로 쫓아갔다. 광주에서는 두산이 7위로 미끄러진 KIA를 4-0으로 꺾고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핸킨스는 국내 무대 첫 승을 챙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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