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지성 부친 “PSV 임대전 QPR과 1년 연장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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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5일 06시 00분


최근 아인트호벤과 입단식을 가진 박지성. 사진출처|아인트호벤 홈페이지
최근 아인트호벤과 입단식을 가진 박지성. 사진출처|아인트호벤 홈페이지
■ 박지성 부친이 네덜란드 출국전 직접 밝히는 ‘PSV 임대이적 미스테리’

“QPR구단주 잔류요청에 지성이가 거절하자
남은 1년에 1년 계약연장해 임대 이
적 제의
결국 2년 기간 남은 셈…내년엔 QPR로 복귀
지성이 PSV행 결정 리그우승 돕고싶기 때문 ”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으로 임대를 간 박지성이 1년 후 소속팀 퀸즈파크레인저스(QPR)로 복귀한다. 박지성이 임대 전 QPR과 1년 연장계약을 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박지성의 아인트호벤 임대는 미스터리한 점이 많았다. 일단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1년 임대를 간다는 사실부터 의아했다. 1년 계약이 남았을 경우 원 소속구단이 이적료를 받고 팔거나 아예 계약을 해지해 이적료 없이 선수가 새 행선지를 찾고 구단도 선수 연봉을 줄이는 방식 중 하나를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또 박지성이 7월28일 아인트호벤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8월8일 공식발표까지 10일이나 걸린 것도 의문이었다. 궁금증이 모두 풀렸다. 스포츠동아는 박지성 아버지 박성종 JS파운데이션 이사를 14일 인천공항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박 이사는 아들의 이사 문제로 잠시 귀국했다가 급히 네덜란드로 출국하는 길에 잠시 인터뷰에 응했다.

● QPR과 1년 연장계약

박지성은 2012∼2013시즌 직후 이미 유럽 내 이적을 결심했다. QPR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박지성에게 “지금 연봉 다 줄 테니 남아 달라”고 요청했다. 박지성은 거절했다. 연봉이 깎이더라도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겠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QPR은 박지성에게 1년 연장계약을 요청했다. 완전이적으로 풀어주기보다 계약을 연장한 뒤 1년 임대를 보내는 방식을 제시했다. 그 정도로 박지성을 QPR 소속으로 붙들어 놓고 싶어 했다. 박 이사는 “아인트호벤으로 임대 가기 전 QPR과 1년 연장계약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구단주는 박지성에게 QPR 행사에 적극 참여하면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박지성은 프리시즌 중인 7월15일 부산의 에어아시아 행사에 참여했다.

박지성은 내년 여름 QPR로 돌아간다. QPR이 프리미어리그(EPL)로 다시 승격할 경우에만 복귀한다는 등의 옵션은 없다. 자연스레 박지성의 은퇴 시점도 2년 후로 정해졌다. 박지성은 그 동안 1∼2년만 더 뛰고 은퇴하겠다고 직간접적으로 말해 왔다. 박 이사는 “지성이가 아인트호벤에서 1년, QPR로 복귀해 1년을 더 뛴 뒤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아버지 박성종씨는 14일 스포츠동아와 만나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으로 1년간 임대되기 전 소속팀 QPR과 1년 연장 계약을 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스포츠동아DB
박지성 아버지 박성종씨는 14일 스포츠동아와 만나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으로 1년간 임대되기 전 소속팀 QPR과 1년 연장 계약을 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스포츠동아DB

● 구단 이사회 승인에 시간 걸려

박지성이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고 공식발표까지 10일이나 걸린 이유도 밝혀졌다. 네덜란드 언론은 이에 대해 “박지성이 QPR로부터 받아야 하는 연봉 보전액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사실무근이었다.

박 씨는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연봉이 QPR보다 적은 것은 맞다. 지성이는 돈보다 뛸 수 있는 팀을 택한 것이다”며 “지성이 연봉은 전액 아인트호벤에서 지급 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QPR에서 70억원(추정치) 연봉을 받았다. 아인트호벤에서는 절반 수준인 30억원 안팎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정식계약이 미뤄진 속사정은 다름 아닌 아인트호벤 이사회에 있었다. 아인트호벤 헤드 디렉터(단장)와 코쿠 감독까지 승인한 연봉에 대해 구단 이사회가 제동을 걸었다. 개인에게 100만 유로(14억7000만원) 이상 지급할 수 없는 내부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이미 연봉 합의를 마치고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박지성 입장에서 굉장히 황당한 일이었다. 단장, 감독은 박지성에게 미안해하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결정이 생각보다 늦어지자 박지성도 최후통첩을 했다. 박 이사는 “8월5일(월)까지 답이 없으면 아인트호벤 못 간다고 통보했다. 이탈리아 중위권 팀이 강력히 러브 콜을 보내고 있었고, 그리로 갈 생각 이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6일 이사회 승인이 떨어졌다.

아인트호벤은 규정도 지키고 박지성과 합의한 연봉도 지급하는 솔로몬의 해법을 찾았다. 박 이사는 “100만 유로 연봉에 다른 방식, 명분으로 약속 금액을 맞춰주기로 했다. (사이닝 보너스냐는 질문에) 그건 정확히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는 처음 합의한 급여를 받는다”고 말했다.

● 박지성의 꿈은 정상 탈환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 리그 우승이다. 아인트호벤은 박지성이 있을 당시 리그 최강 팀이었다. 하지만 최근 5시즌 동안 우승이 없다. 코쿠 감독이 박지성을 강력하게 원한 가장 큰 이유다. 박 이사는 “지성이가 아인트호벤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는데 보탬이 되면 굉장히 보람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인천국제공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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