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에너지사업으로 제2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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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그룹회장, 임직원들에 강조… 주택비중 축소 등 조직 개선하기로

“건설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지속 가능한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합니다. 동부건설은 덩치를 키우기보다 ‘작고 단단한 기술 중심의 건설회사’로 거듭나야 합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은 최근 임직원에게 이같이 말했다. 동부건설이 새로 태어날 것을 선언한 것이다. 동부건설이 건설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정부의 하청 물량만 바라보는 대신 공사물량을 창출하고 준공 후 직접 운영사업에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부건설은 이에 따라 주택부문 비중을 총 매출액의 10% 이하로 줄이는 대신 에너지사업, 개발사업, 환경사업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진 동부그린발전소 조감도
당진 동부그린발전소 조감도

동부건설의 현 상황은 건설업계 전체가 겪고 있는 극심한 불황에서 예외가 아니다. 9000억 원대의 회사 총 차입금은 영업현금흐름의 17.5배. 매년 연간 매출액을 넘는 신규 수주 물량을 확보했지만 부동산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2010년부터는 신규 수주액이 연평균 7000억 원대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익구조 조정과 조직 개선의 칼을 빼든 것. 동부건설은 스페인의 건설 및 환경전문기업인 ‘악시오나’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1906년 설립된 악시오나는 2010년 포브스가 선정한 향후 100년 장수할 세계 100대 기업 중 1위를 차지한 기업. 건설부문보다 운영사업 비중이 더 높은 것이 특징이다. 동부건설은 악시오나처럼 건설 뒤 운영사업까지 함께 하며 수익사업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동부건설은 현재 추진하는 에너지·개발·환경사업에서 시공뿐 아니라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향후 매출에서 운영사업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조직도 대폭 줄였다. 기존 6본부 1실 1소 조직을 3본부 2실 조직으로 축소했다. 동부건설의 이 같은 노력은 에너지사업에서 먼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동부건설은 자회사인 동부발전당진이 충남 당진군에서 추진하는 총사업비 2조3000억 원 규모의 동부그린발전소 건설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 건설사가 설계, 구매, 시공을 각각 발주하는 계약방식과 달리 설계, 구매, 시공을 한 회사가 책임지는 방식의 계약이다.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서는 처음 도입되는 방식. 이 회사 관계자는 “동부건설과 한국동서발전이 6 대 4 비율로 참여해 동부건설의 투자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운영권을 유지하는 형태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동부건설#에너지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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