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트라이커’ 김진규, 슈퍼매치 3년 무승 끊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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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전 결승골… 10경기만에 승리
포항은 대구 1-0 꺾고 선두 탈환

최용수 서울 감독은 골이 터질 때마다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2011년 4월 감독 대행으로 서울을 이끌기 시작한 뒤 단 한번도 이겨 보지 못한 수원을 무너뜨린다는 자신감에 찬 포즈였다. 골을 넣은 선수들은 최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서울과 수원의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 서울은 아디와 김진규의 연속 헤딩골을 앞세워 수원을 2-1로 꺾었다. 최용수 감독은 사령탑 데뷔 후 수원을 상대로 2무 5패 만에 첫 승리를 챙겼다. 서울은 2010년 8월부터 이어진 수원전 9연속 무승(2무 7패·FA컵 1경기 포함)의 악연을 끊었다. 서울은 5연승(홈 7연승)을 질주하며 승점 35로 6위에서 3위로 3계단 뛰어올랐으나 전북이 4일 강원을 4-1로 꺾고 승점 37이 되는 바람에 4위가 됐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수트라이커(골 넣는 수비수)’ 김진규. 그는 지난달 7일 성남전부터 시작된 서울의 5연승 행진에서 매번 공격 포인트(4골 1도움)를 올려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가 됐다. 특히 성남전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3골은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헤딩으로 넣었다. 7월 13일 전남전, 7월 16일 강원전에 이어 이날 수원전에서도 김진규는 세트피스에서 헤딩골을 터뜨렸다. 후반 8분 몰리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감아 찬 볼을 골 지역 오른쪽에서 머리로 왼쪽 구석으로 꽂아 넣은 것.

최 감독은 “그동안 수원과의 악연을 끊게 되어서 평소 승점보다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하며 투혼을 발휘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우리 수비수들의 공격 본능이 팀의 장점이 됐다. 데얀과 몰리나가 주춤하자 아디와 김진규가 소중한 골을 넣어 줘 5연승을 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후반 34분 터진 ‘루키’ 조지훈의 중거리포로 추격에 나섰지만 그 이상의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해 약 3년간 이어 온 서울전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이날 스탠드엔 올 시즌 최다인 4만3681명의 팬이 몰렸다.

한편 포항은 대구와의 방문 경기에서 노병준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기고 승점 42(12승 6무 3패)를 기록했다. 포항은 인천과 2-2로 비긴 울산(승점 41)을 2위로 밀어내고 21일 만에 선두로 복귀했다. 성남은 4일 안방에서 꼴찌 대전과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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