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뚝… 서울 깊어진 ‘집값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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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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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4.1%↓… 서울-인천-경기 하락폭 1, 2, 3위
세종시 8.9% 급등… 상승률 최고… 종부세 대상 29% 줄어 5만2180채

올해 전국의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4.1% 하락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2009년 이후 4년 만에 전국 공시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

특히 주택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이 6.8%나 하락하며 2006년 공시가격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도 크고 비싼 집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저가 중소형 주택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크게 올라 명암이 엇갈렸다.

○ 지역·가격·규모 따라 양극화 뚜렷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아파트 연립 다세대 도시형생활주택 등) 1092만 채의 공시가격을 이달 30일부터 국토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공시가격은 한국감정원 가격 조사를 토대로 산정되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매길 때 과세 기준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평균 4.3% 상승했던 전국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올해 4.1%나 내렸다. 전국 공시가격이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6%) 이후 처음이다.

전국 공동주택의 53%를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전국 평균을 끌어내렸다. 서울은 6.8%나 떨어져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주택가격 공시제도를 도입한 2006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이 내렸다. 인천(―6.7%)과 경기(―5.6%)도 나란히 전국 시도별 하락률 2, 3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전체 평균 공시가격 하락률은 6.3%.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1.3% 올라 대조를 이뤘다. 정부 부처 이전이 본격화된 세종시가 8.9%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혁신도시 건설, 산업단지 개발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경북(7.3%) 울산(6.5%)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중대형일수록, 집값이 높을수록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1억 원 이하 주택은 1.4∼3.4% 올랐지만 1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모두 내렸다. 특히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는 10.3%, 9억 원 초과는 11.3%나 하락했다.

○ 종부세 대상 29% 줄어…보유세도 대폭 감소

공시가격이 하락한 서울 등 수도권 고가 주택은 보유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가구 1주택 기준으로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는 9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지난해 7만3789채에서 올해 5만2180채로 29.3% 줄었다.

원종훈 국민은행 세무사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동 빌라맨션(전용면적 229m²)의 보유세는 지난해 약 351만 원에서 올해 약 216만 원으로 135만 원 정도(38.4%)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10억4800만 원에서 올해 7억8500만 원으로 25.10% 하락해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124m²)는 올해 공시가격(9억400만 원)이 작년보다 13.7% 하락해 보유세(약 261만 원)는 2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공시가격이 11% 낮아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로얄팰리스(208m²)도 세 부담이 21% 정도 줄었다.

공시가격이 뛴 세종, 경북, 울산 등 지방도 가격 상승에 비해 세 부담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금 인상 상한선인 5% 적용을 받는 3억 원 이하 주택이 많기 때문이다. 세종시 부강면 대광(59m²)은 공시가격이 22% 이상 급등했지만 세금은 약 4만2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5% 상승한다. 울산 북구 호계동 해맑은빌(51m²),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대림한숲타운 1차(84m²)도 공시가격이 각각 7% 안팎 올랐지만 세금은 5% 상승해 추가 부담이 1만 원 미만에 그쳤다.

○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곳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연립주택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273m²)는 공시가격 54억4000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3.8% 올라 2006년 첫 공시 이후 8년 연속 최고가를 유지했다.

2위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상지리츠빌카일룸 3차(265m²)로 42억7200만 원이었다. 고가주택의 ‘대명사’였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244.7m²)는 32억4800만 원으로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이와 함께 전국 251개 시군구에서는 1월 말 발표된 국토부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개별 단독주택 398만 채의 공시가격을 30일 공개한다. 개별 단독주택은 전국적으로 2.5% 올랐다.

박재명·정임수 기자 jmpark@donga.com
#공동주택#공시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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