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공기업]32개국에 직원 파견… 전 세계에 우수 전기 안전기술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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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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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 사고 예방의 ‘컨트롤타워’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최근 ‘제2의 창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혁신에 ‘올인’하고 있다. 조직 곳곳에 ‘혁신 바람’이 불면서 공기업 특유의 정체되고 경직된 기업문화가 진취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로 달라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안전’이 국가 정책의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공사의 혁신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2011년 6월 취임한 박철곤 사장은 회사의 슬로건을 ‘전기안전 선도기업, 행복한 고객, 신명나는 일터’로 잡고 인사제도와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뒤 회사의 경영 전략도 ‘안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수인력 양성 신기술 개발, 미래 성장 동력 발굴 관련 부서의 기능을 강화했고 성과 중심 보상 시스템을 구축했다. 완벽한 전기 안전 시스템 구축은 물론 국내에서 확보한 전기 안전 기술을 해외에 적극 수출도 하고 있다.

‘전기 안전’을 넘어 ‘모든 안전’으로

박근혜 정부가 ‘국민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한국전기안전공사 역시 ‘전기 안전’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있다. 전기 안전뿐만 아니라 ‘모든 안전’으로 개념을 확대하고 있는 것. 특히 직원들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엄격히 처벌하도록 해 공사의 거의 모든 직원은 ‘안전의 생활화’를 신념으로 일을 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회사 이름에 ‘안전’이 들어가 있고, 안전이 우리의 가장 큰 업무인 만큼 직원들의 안전 의식 수준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대형 국가 이벤트 때마다 전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완벽한 지원을 해오기도 했다. 여수엑스포, 핵안보 정상회의, 스페셜올림픽 등 국제행사는 물론 대선과 총선 등이 진행될 때도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전사적인 지원활동을 펼쳤다. 현장에 인력을 상주시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단시간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놓았던 것.

그러나 박 사장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사고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사고가 없을 때는 ‘대기 중’이 아니라 ‘점검 중’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늘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해 안전사고 자체가 1건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기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크게 강화하고 있다. 2007년부터 전국 저소득층 집 201만 채를 대상으로 전기시설이 고장 났을 때 전화 한 통이면 무료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는 ‘24시간 긴급출동고충처리(일명 스피드콜)’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화재나 사고가 생기면 ‘119’로 신고를 하듯 전기시설이 고장 났을 때는 ‘1588-7500’으로 전화하면 된다. 전국 어디서나 이 번호로 걸기만 하면 ‘전기안전 주치의’의 상담과 신속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스피드콜과 연계한 ‘전기 안전 보안관’ 제도를 본격 도입해 시행 중이다. 여건상 스피드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도서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서 지역에 있는 전기공사업체와 협약을 맺고 전기시설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남 노화도, 보길도, 팔금도 등 6개 섬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시행한 결과 호응이 높아 2012년 6월부터는 백령도, 울릉도, 비금도 등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대상 지역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안전도 수출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그동안 국내 업무에만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에서 확보한 안전 기술과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건설사가 해외로 진출하면 전기 공사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어느 현장이든 전기설비가 들어가지 않는 곳은 없기 때문. 하지만 같은 공사에 한국 전기업체들이 참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국내 건설사들조차 대부분 해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한국 건설사들이 해외에 건설사업을 벌일 때 전기 설비 시스템 구축 공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에도 일부 해외사업을 진행했지만 직원들이 기술자로서 일하고 일당을 받는 형식에 불과했다. 최근 추진되는 해외사업은 시공 과정부터 전체 설비를 통째로 맡는 방식이라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이익이 창출되고 있다.

공사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멕시코 등 전 세계 32개국 건설 현장과 산업시설에 공사 직원들이 파견 가 전기안전과 관련된 기술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바이에 해외지사까지 설치했다.

최근에는 동남아를 타깃으로 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이 주로 전력의 공급에만 초점을 맞춘 전력 체계가 갖춰져 있어 전기 안전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을 노린 전략이다.

라오스, 베트남 등은 공사 측에 전기안전 인력 양성과 관련 제도 등을 전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사 관계자는 “수십 년간 축적한 전기 안전 솔루션을 동남아에 전수하기 위해 최근 지사 설치도 본격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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