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 ‘착한 일바보’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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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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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영 운남복지관 사무국장 암투병
노인들이 590만원 모금… 도움 호소

“‘착한 일바보’를 반드시 지켜주세요.”

광주 광산구 운남노인복지관 회원 800여 명이 지난달 말부터 암 투병을 하고 있는 40대 사회복지사 돕기에 나섰다. 1000원에서 20만 원까지 노인들은 각자 형편에 맞게 쌈짓돈을 모아 590만 원을 복지사 병원비에 보탰다. 성금을 못 낸 노인들은 죽을 쒀왔다.

노인들이 자식처럼 애정을 쏟는 복지사는 박만영 운남노인복지관 사무국장(42·사진)이다. 노인들은 “항상 웃고 성실하다”며 박 국장에게 ‘착한 일바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박 국장은 2001년 당시 회사원으로 광주YWCA 청소년상담 자원봉사를 하며 탈선 청소년을 도왔다. 이후 2004년 회사를 그만두고 2년간 YWCA에서 상담일을 했다. 2006년부터는 운남노인복지관에서 일했다. 오전 7시 반에 출근해 오후 10시까지 노인들을 챙겼다. 휴일에도 나와 사정이 어려운 노인들을 돌봤다.

그러다 지난달 간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건강검진에서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3개월 뒤 폐와 척추로 급속히 확산된 암세포가 발견됐다.

희망을 살린 것은 노인들이었다. 복지관 회원인 박미선 할머니(70)는 “박 국장이 암에 걸렸다는 말에 모두 자식이 아픈 것처럼 슬퍼했다”며 “박봉으로 두 자녀와 아내를 부양하는 박 국장을 돕기 위해 모금에 나섰다”고 말했다.

동료 복지사 17명은 ‘박만영 사회복지활동가 돕기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성금을 모으고 있다. 23일까지 모은 성금은 1100만 원이다. 강위원 운남노인복지관장은 “박 국장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진통제 없이 버틸 수 없는 상황에서도 생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며 “관심과 정성이 쌓이면 기적은 일어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후원 문의 광주 광산구 복지연계팀 062-960-8395.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박만영 운남복지관 사무국장#암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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