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은 기억 저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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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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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진 ‘공간의 굴절과 기억’ 전

장화진 교수의 ‘레드 브릭 하우스1’. 금호미술관 제공
장화진 교수의 ‘레드 브릭 하우스1’. 금호미술관 제공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 1층에 들어서면 그림이 벽이 아니라 바닥에 길게 누워 있다. 오래된 건물 바닥의 타일을 그린 작은 캔버스들이 모자이크처럼 모여 회화이자 설치작품으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장화진 이화여대 교수(64)의 ‘공간의 굴절과 기억’전은 근현대사의 흔적이 새겨진 건축물과 도시환경을 소재로 삼아 공간과 시간의 관계성을 돌아보게 한다. 1996년 철거된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비롯해 서대문형무소, 강화도 성공회 성당 같은 근대 건축물, 서울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 직전 건물의 벽과 창틀을 담은 크고 작은 캔버스가 전시장을 채운다. 그 안에 “건축물은 집단과 개인의 기억 저장소”라는 작가의 해석이 스며 있다.

매번 고궁을 찾아 사진을 찍을 때마다 조금씩 망가져가는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을 읽는다는 원로사진가 임응식 씨의 말에 공명하며 그가 10년 가까이 축적해온 작품들이다. 1990년대 ‘가장자리’ 연작부터 ‘틀’ ‘창문’ 시리즈까지 회화의 ‘사각’ 프레임이 갖는 의미에 천착해온 작가가 사라져가는 시간, 스러져가는 기억에 대한 잔잔한 오마주를 담아냈다. 28일까지. 1000∼2000원 02-720-511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장화진#공간의 굴절과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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