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독수리 “어린 공룡은 잡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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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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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NC 16일부터 운명의 3연전

NC 김경문 감독
NC 김경문 감독
모순의 새로운 개념. 모순(矛盾)은 어떤 방패든 뚫는 창과 어떤 창이든 막아내는 방패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프로야구 팬들은 올 시즌 초반 한화와 NC가 연전연패에 빠지자 두 팀 맞대결을 “어떤 방패도 못 뚫는 창과 어떤 창도 못 막는 방패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깎아 내렸다.

그러나 NC가 10일 경기에서 창단 후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13, 14일 경기에서 2연승을 달리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15일 동아일보에서 야구 팬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6일부터 열리는 두 팀 간 맞대결에서 NC가 유리하다는 답변이 58%였다.

국내 프로야구 역사를 봐도 신생팀이 상대 전적에서 모든 팀에 뒤졌던 건 아니다. 1986년 빙그레는 청보(6승 3패)와 롯데(5승 1무 3패)에 앞섰고, 1991년 쌍방울도 태평양에 12승 6패로 우위였다. 1991년 시즌 최하위 팀도 쌍방울이 아니라 OB였다. 2004년 두산 감독 시절 김경문 감독이 김응용 당시 삼성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10승 1무 8패로 앞섰다는 것도 NC에는 위안거리다.

한화 김응용 감독
한화 김응용 감독
반면에 한화의 시름은 휴식일에도 계속됐다. 한화 팬은 “월요일은 (경기가 열리지 않으니) 한화가 지지 않아 기분 좋은 날”이라고 자조했다. 팀이 출신 학교별로 나뉘어 내분을 겪고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도 나돈다. 익명을 요구한 한화 코치는 “말이 무슨 소용 있겠나.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며 말을 아꼈다.

컴퓨터도 한화 열세를 점쳤다. 스포츠 도박사들이 승부 예측에 쓰는 ‘몬테카를로 기법’으로 두 팀 간 경기를 1만 번 시뮬레이션해 보면 NC가 3연승을 거둘 확률, 즉 한화가 1승도 못 거둘 확률이 47.3%로 가장 높게 나온다. 몬테카를로 기법은 동전을 던져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각각 2분의 1일 경우 실제 동전을 1만 번 던졌을 때 각 면이 5000번씩 나오는지 컴퓨터 실험으로 확인해 보는 방식이다.

3연전 첫 대결에서 NC는 에릭, 한화는 바티스타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한 프로야구 감독은 “일단 NC가 좀 유리해 보인다”며 “바티스타는 힘을 앞세우는 타입이다. 완급 조절에 능한 투수들보다는 오히려 젊은 NC 타자들이 공략하기 쉬울 수도 있다. NC는 에릭이 (10일 경기에서 지적받았던) 이중키킹 문제를 어떻게 대비했는지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화가 15연패를 당하면 치어리더들도 삭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 선수단과 응원단장은 이미 머리를 깎았다. ‘이러다 절간이 되겠다’는 한화 팬들의 탄식이 NC와의 3연전에서는 멈출 수 있을지, 올 시즌 초반 프로야구의 최대 관심사다.

황규인·박민우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한화#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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