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9이닝당 탈삼진 9.6개…‘닥터K 본능’ ML서도 통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4월 16일 07시 00분


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 무시못할 힘+기교 무시무시 K쇼

한국무대 5번의 탈삼진왕 검증된 K능력
18.2이닝 동안 20개…등판할수록 위력
‘힘으로 윽박’ 스타일 버리고 구종 다변화
직구·체인지업에 슬라이더·커브도 더해


LA 다저스 류현진(26사진)의 삼진 퍼레이드가 태평양 건너 미국 대륙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야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은 이미 검증을 끝낸 지 오래다. 한국프로야구 류현진은 탈삼진왕만 5번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2006년(204개)과 2012년(210개)에는 200탈삼진을 넘겼다. 던진 이닝보다 탈삼진이 더 많았다. 이런 현상이 비록 초반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닝당 탈삼진이 1개 이상인 것이다.

○놀라운 탈삼진 비율

한화에서 류현진은 7년 동안 1269이닝을 던져 1238탈삼진을 기록했다. 2006년(201.2이닝 204탈삼진), 2011년(126이닝 128탈삼진), 2012년(182.2이닝 210탈삼진)은 탈삼진이 투구이닝을 웃돌았다. 2006년부터 시작해 2007년(178탈삼진), 2009년(188탈삼진), 2010년(187탈삼진), 2012년은 전체 탈삼진 1위였다. 2008년에도 143삼진을 잡아냈다. 한국에서 류현진이 ‘닥터K’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직구와 체인지업이라는 위력적인 무기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에선 류현진의 직구가 결코 압도적일 수는 없다. 한국에서야 92마일(148km) 직구를 던지는 좌완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도, 메이저리그에선 스피드로 승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10안타를 맞은 것도 이 연장선상에서 풀이할 수 있다. 직구 구속이 더 올라가거나 제구력이 더 완벽해지지 않으면 미국에선 얻어맞는다는 얘기다.

○변함없는 탈삼진 능력은 ‘두뇌피칭’의 산물?

그러나 ‘미국에서 닥터K가 될 수 있느냐’는 고사하고, ‘생존할 수 있느냐’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발했던 류현진은 등판이 거듭될수록 놀라운 반전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3일 샌프란시스코전 6.1이닝(3실점) 5탈삼진에 이어 8일 피츠버그전 6.1이닝(2실점) 6탈삼진, 그리고 14일 애리조나전 6이닝(3실점) 9탈삼진으로 삼진 수를 늘려가고 있다. 직구의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를 수 없게 되자,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사율을 늘리는 구종의 다변화로 돌파하고 있다. 실제 14일 애리조나전에선 4가지 구종 모두로 삼진을 잡아냈다.

류현진은 18.2이닝에서 20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9이닝당 탈삼진율은 9.6개에 달한다. 반면 9이닝당 볼넷은 1.4개에 불과하다. 힘에 기교를 장착해 미국에 상륙한 괴물이다. 류현진은 20일 볼티모어 원정에 나서 제이슨 하멜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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