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국내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감격…근데 수원팬은 왜 저에게 야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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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5일 07시 00분


14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에서 서울 차두리가 동료들의 박수에 손가락을 세우며 답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14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에서 서울 차두리가 동료들의 박수에 손가락을 세우며 답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K리그 클래식 데뷔전 차두리 인터뷰

“한국에서 뛴다는 것, 저에게는 큰 감격이고 선물이죠.”

FC서울 차두리(33·사진)가 K리그 클래식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는 아버지 차범근 SBS해설위원이 지휘봉을 잡았던 수원삼성. 슈퍼매치였다. 차두리는 오른쪽 풀백으로 풀타임을 뛰었다. 석 달 반만의 실전이라 100% 경기력은 아니었다. 그러나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몸싸움은 여전했다. 슈퍼매치 때마다 서울을 괴롭게 했던 수원 공격수 스테보를 효과적으로 잘 막아 여러 차례 큰 박수를 받았다.

데뷔전 소감을 묻자 차두리가 내놓은 첫 단어는 ‘감격’이었다.

“힘드네요. 오랜만에 실전이었고. 긴장도 했고. 그래도 후배들과 뛴다는 것 자체가 큰 감격이었어요. 사실 유럽은 좀 개인주의적인 게 있잖아요? 동료들과 땀 흘리며 의지하는 게 참 그리웠는데. 즐거운 90분이었습니다.”

데뷔 무대가 슈퍼매치라는 점은 그를 더 설레게 했다.

“큰 경기는 언제나 큰 즐거움이죠. 선수들도 이런 경기를 위해 잘 준비하고 훈련하는 거고요. 팀이 일본 원정 다녀온 후 감독님과 면담을 통해 선발을 알았어요. 팀 성적이 썩 좋지 않아 힘닿는 데까지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차두리가 볼을 잡자 수원 홈 팬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차두리는 특유의 입담으로 이를 유쾌하게 받아 넘겼다.

“제가 왜 아유 받아야 되죠? 유럽에서도 안 받던 야유를 한국에서 받을 줄이야….(웃음) 아버지가 수원에서 감독까지 하셨는데 이유를 모르겠네요. 하하. 하지만 상대 팬에게 야유를 받는 선수는 언제나 포인트가 되는 선수잖아요? 상대 팬들이 저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려고요.”

많은 관심을 모았던 차두리와 수원 정대세의 맞대결도 이뤄졌다. 정대세가 전반 39분 퇴장당하는 바람에 둘의 교우는 짧았다. 차두리는 “(정대세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가요. (정)대세도 패배 안 했으니 역적은 면했고. 이것도 하나의 즐거운 일이죠”라며 웃음 지었다. 차두리는 경기 후 정대세와 유니폼을 교환하고 그를 격려하며 따뜻한 우정을 보여줬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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