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TREND] 여심공략·기업철학 어필…아웃도어 CF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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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2일 07시 00분


그동안 별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었던 아웃도어 TV CF가 기존의 일반적인 방식을 탈피해 브랜드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산, 바다, 도심 어느 곳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의 멀티 기능을 강조한 아이더 TV CF의 한 장면. 사진제공|아이더
그동안 별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었던 아웃도어 TV CF가 기존의 일반적인 방식을 탈피해 브랜드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산, 바다, 도심 어느 곳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의 멀티 기능을 강조한 아이더 TV CF의 한 장면. 사진제공|아이더
■ TV CF로 본 아웃도어 브랜드별 전략

블랙야크, 슈퍼모델 내세워 여성층 공략
센터폴 ‘트레킹’ 아이더 ‘멀티’ 기능 강조
밀레, 제품·모델 대신 ‘기업이미지’ 부각
K2, 흑백의 강인한 영상으로 독특한 느낌


거친 황야,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산, 뜨거운 열기가 쏟아지는 사막. ‘네가 거기 있으니 나는 간다’는 비장한 표정을 한 사나이가 완전 무장을 한 채 산을 오르고, 길을 걷는 모습이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확대되었다가 점차 멀어져 간다.

그동안 질리도록 보아 온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TV 광고는 대체적으로 이랬다. “○○이 엄마, 뭐해요?”, “아무래도 제 맛이 안 나네요”, “어머, ○○이 엄마 △△제품을 몰라요?”하는 오랜 전통(?)의 생활광고와 다를 게 별로 없다.

그랬던 아웃도어 TV CF가 변하고 있다. 기존의 일반적인 광고형식을 탈피해 브랜드마다 제각기 새로운 영상과 아이디어로 무장했다.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 받는 것이다’는 말처럼 소비자에게 기억되기 위해 소리없는 감동전쟁을 벌이고 있다. CF를 보면, 아웃도어 브랜드의 ‘전략’이 보인다.

● ‘여심공략’ 나선 블랙야크…‘트레킹 전문’ 내건 센터폴

블랙야크는 최근 2012 슈퍼모델 6명을 전략상품 광고모델로 대거 선정했다. 여기서 전략상품이란 봄철을 맞아 블랙야크가 야심차게 밀고 있는 트레일워킹화 ‘프라즈마’다.

남성 중심의 아웃도어 열풍이 여성에게까지 확대되면서 남성과 여성모델을 투톱으로 기용해 홍보를 하는 것이 요즘 아웃도어 트렌드지만 블랙야크는 처음으로 전략 아이템을 위해 여성모델로만 CF를 제작하는 실험을 단행했다.

블랙야크 마케팅본부 신재훈 이사는 “아직까지 아웃도어의 주요 고객층은 남성과 중장년층이지만,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있는 여성 고객들이 점차 아웃도어 트렌드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략광고모델을 활용한 ‘여심공략용’ CF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레킹 전문 아웃도어 업체인 센터폴의 올 봄 광고전략은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명대사 ‘한 놈만 팬다’가 아닐까 싶다. ‘트레킹은 센터폴’이라는 메시지를 사람들의 뇌리 속에 깊이 심는 것이 목표다. 메신저로는 원빈과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빅토리아가 나섰다.

두 사람은 산에서 땅만 보고 걷는 워킹족과 하이킹족에겐 “땅만 보고 걸으시게요?”, 경쟁하듯 허겁지겁 산을 오르는 클라이밍족에겐 “산에서도 경쟁하시게요?”라고 물으며 트레킹의 여유로운 즐거움을 넌지시 일깨운다.

주로 전문가들이나 오를 수 있는 고난도의 산을 배경으로 한 기존의 CF와 달리 최근에는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자연이나 도심 속 일상에서 즐기는 아웃도어 활동을 소재로 한 CF들이 많아졌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이민호와 소녀시대 윤아를 호주의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으로 보냈다. 두 사람은 절경이 뛰어난 자연과 현대적인 근교 도심을 배경으로 CF를 찍었다. 테마는 ‘윈드 이즈 에브리웨어’(Wind is everywhere). 산, 바다, 도심 등 어느 곳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제품의 멀티 기능을 강조했다.

블랙야크-밀레-K2(맨 위부터 아래로). 사진출처|방송캡처
블랙야크-밀레-K2(맨 위부터 아래로). 사진출처|방송캡처

● 밀레·K2·노스페이스·레드페이스… ‘가치와 철학’ 강조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제품’보다는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3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하정우, 문채원이 출연한 TV CF의 주제는 ‘진실이 오른다’. 지난해 CF의 주제는 ‘진실을 만나다’였다.

밀레는 제품이나 모델을 강조하는 일반적인 CF와 달리 밀레만의 기업철학과 추구하는 방향을 알리는 쪽으로 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밀레의 마케팅팀 박용학 이사는 “특정 제품이나 스타마케팅을 부각시킨다면 즉각적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밀레처럼 브랜드의 철학, 정통성, 가치를 담은 CF를 제작하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다시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레드페이스의 ‘도전으로 기억될 이름’ 등이 대표적인 예.

K2는 K2의 정신을 담은 ‘인생은 한번뿐이니까’라는 새로운 슬로건과 모델 현빈의 두려움, 갈등, 망설임, 결심 등 내면 감정의 변화를 매치한 CF를 선보이고 있다. 물, 불, 바람, 빛, 흙이라는 자연의 5원소를 흑백의 강인한 영상을 통해 구현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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