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쳤다하면 홈런·2루타 ‘기피대상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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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일 07시 00분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이대호. 스포츠동아DB
개막 3연전, 6안타중 1홈런·2루타 4개 괴력

4번타자의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는 결정력과 장타력, 위압감이다. 테이블세터가 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을 줄 알아야 하고, 필요할 때는 한방을 쳐줄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상대방이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릭스 이대호(31)는 개막 3연전에서 만점짜리 4번타자였다.

이대호는 지바롯데와의 개막 3연전에서 13타수 6안타(타율 0.462)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중 단타는 30일 3회 1사 1루서 친 우전안타뿐이다. 2루타 4개, 홈런 1개로 장타력을 한껏 뽐냈다. 개막 첫날이었던 29일 2루타 2개를 때려내더니, 30일에는 0-0으로 맞선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투수 와타나베 괴스케의 시속 118km짜리 한 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시즌 1호 아치를 그렸다.

이대호의 가공할 타격감을 지켜본 지바롯데 투수들은 31일 정면승부를 피하는 듯했다. 1회 1사 1·2루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공으로만 승부를 하다 볼넷을 내줬고, 0-4로 뒤진 6회 1사 2·3루선 이대호를 고의4구로 걸렀다. 전 타석(5회)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또 2루타를 친 4번타자와는 상대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8회 마지막 타석 역시 볼넷. 이날 이대호는 2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볼넷을 3개나 얻어냈다. 게다가 이날 5-1 승리로 개막 첫 승의 기쁨도 맛봤다.

한국무대에서도 이대호는 피해야 할 타자였다. 홈런 때문만이 아니었다. 콘택트 능력도 빼어났다. 일본에서 첫 해였던 지난해 적응 과정이었음에도 퍼시픽리그 타점왕을 거머쥔 대한민국 4번타자다. 일본무대 2년째를 맞아 더 큰 활약이 기대되는 초반 분위기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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