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회서 가부좌 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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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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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
마틴 루서 킹 목사 연설한 곳서… 참선 위주 수행 ‘간화선’ 소개

15일 미국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 예배당에서 대구 동화사 진제 스님이 가부좌를 튼 채 강연을 했다. 그는 명상과 참선을 통해 종교 간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15일 미국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 예배당에서 대구 동화사 진제 스님이 가부좌를 튼 채 강연을 했다. 그는 명상과 참선을 통해 종교 간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큰스님은 죽는 것이 무섭지 않습니까?”

“참된 나를 발견한 자에게는 죽음이 없는 법입니다. 따라서 두려움도 없지요. 깜깜한 밤중에 길을 잃고 헤매다 밝은 빛을 발견한 기분이랄까.”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 예배당에 대구 동화사 조실(祖室·사찰의 최고 어른)인 진제 스님(78)이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스님은 인천 용화선원의 송담 스님과 함께 ‘남 진제, 북 송담’으로 불리며 한국의 선맥(禪脈)을 잇는 대표적인 선승이다. 리버사이드 교회는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1929∼1968)가 연설한 유서 깊은 교회. 이 행사에는 1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500여 명의 외국인은 헤드셋을 끼고 영어로 통역된 법문을 들었다. 이곳에서 스님은 ‘마음의 고향에 이르는 수행’을 주제로 화두를 틀고 참선 위주로 수행하는 간화선(看話禪)을 소개했다.

진제 스님은 “내가 이곳에 선 것은 어느 종교가 우월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간화선을 통한 깨달음으로 모든 종교와 사상을 초월해 참평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종교 간의 평화와 조화를 강조했다. 예배당에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상징하는 금색 십자가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동화사 대웅전의 탱화를 수놓은 괘불이 나란히 걸렸다.

법회에 참석한 리버사이드 교회의 로버트 콜먼 목사(복음과 사회정의 부서 담당)는 “우리는 불과 며칠 전까지 9·11테러의 깊은 슬픔으로 고통 받았다. 오늘 스님의 가르침대로 명상을 공부함으로써 마음의 평화에 도달할 수 있는 한 방법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진제 스님은 16일에는 유니언신학대에서 폴 니터 교수와 ‘종교 간 평화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뉴욕=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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